▲ 을왕리 수변안전요원 김수지

엄마의 권유로 을왕리 해수욕장 안전요원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 후에 사정이 생겨, 안전요원으로 배치가 되고 나서 3일 후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들어와 낯선 것이 많았다. 
 
학교 동기들 외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을 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배우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활동을 직접 한다는 것이 움직임을 좀 더 어색하게 만들었다. 해수욕장에 처음 출근했던 날, 비가 아주 많이 왔는데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어색함을 지워나갔다. 
 게다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을 알고 오빠들이 먼저 말을 걸어주기도 해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그 후로 해변 순찰을 돌며 폭죽 잔해를 치우고, 선녀바위로 순찰을 가는 일에 조금씩 익숙해져 갈 때쯤 주말이 찾아왔다. 

평일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러 해수욕장으로 왔고 그만큼 더 많은 사고가 날 것을 대비했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한 아저씨의 손을 잡고 미아 한 명이 소방 컨테이너로 찾아왔다. 물가에서 놀다, 엄마를 잃어버린 남자아이였다. 
 
우리에게 넘겨지고 난 직후 엄마를 찾으며 울음을 터뜨린 아이를 데리고 파출소에서 이동지원본부로 이동했다. 우리를 따라 올수록 두려움이 커졌는지 더 크게 우는 아이를 달랬다. 
 
자신이 다섯 살이라고 말한 아이는 놀랍게도 엄마의 이름과 연락처까지 모두 외우고 있었다. 덕분에 금방 부모님을 찾을 수 있었다. 
 
안전요원으로 일을 한지 아직 열흘 밖에 안 되었지만 이 일은 참 기억에서 지울 수 없을 것 같았다. 비록 크게 울기는 했지만 그래도 엄마를 찾자는 우리의 말을 믿어주고 따라와 준 일에, 또 아이를 찾고 몇 번이고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시는 부모님의 말에 당혹감과 놀라움보다는 뿌듯함과 책임감이 가장 크게 자리 잡았다.
   
이런 감정을 계속 가질 수 있게 한 것들 중 하나는 몇몇 해수욕장 이용객들의 관심이었다. 
 
순찰을 돌며 모래밭을 걷는 우리에게 아이들 몇 명과 부모님이 다가와서는 인사를 하고 과자 몇 개를 챙겨주시기도 하고, 수고하신다며 수박을 건네주신 할아버지도 있었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일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이 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앞으로 긴 기간 동안 하지는 못하겠지만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방대장님을 비롯하여 열심히 일하시는 공항소방서 119 대원분들과 우리를 인솔해주는 김광운 안전요원, 그리고 그 외 8명의 안전요원들이 힘을 합쳐서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안전 사고없이 무사히 여름을 보낼 수 있게 나도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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