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치교실은 2주년 기해 이전…구체적 일정 더 논의해야"

▲ 세월호 2주년을 앞둔 지난 14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안으로 희생자들이 사용하던 책·걸상이 보인다. 유족들은 여전히 아이들의 체온이 스며있는 교실에 찾아와 아이들을 추억하고 기리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5일 예정된 '416교육협약식'이 잠정 연기됐다.

단원고 학교측과 4.16가족협의회 등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존치교실' 이전 문제가 담긴 '4·16 교육사업 협약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협약 내용에 좀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발견돼" 협약식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4.16가족협의회를 비롯해 경기도, 도교육청, 도의회, 안산시, 안산교육지원청, 단원고 등 7개 기관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각 기관은 지난 13일 안산교육청에서 열린 8차 협의회에서 단원고 존치교실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온전하게 이전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존치교실은 세월호 2주기를 기해 원형 그대로 안산교육청 별관 강당에 임시 보존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존치교실의 이전 시한과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더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존치교실 문제를 중재한 참여 기관 측은 설명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김광준 신부는 "오늘 협약식은 8차 협의회에서 도출된 초안에 최종 서명을 하고 각자 실천 의지를 다지자는 의미에서 계획했던 것"이라면서 "다만, 협약 내용에서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발견돼 부득이하게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협약식에는 각 기관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협약식 날짜가 갑작스럽게 잡혀 일부 기관장이 참석할 수 없는 문제도 협약식 연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신부는 "협약에 서명한 뒤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대한 논의도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참여 기관의 동의를 거쳐 협약식을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존치교실은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을 의미한다.

교실은 학생들이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현재 가족과 친구, 시민이 남긴 추모 메시지와 선물들이 남아있다.

단원고 학부모들은 단원고 재학생들도 다른 학교 학생과 동등한 학습권을 가져야 한다며 존치교실 '보존'을 주장하는 416가족협의회 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단원고는 지난 2월 신입생 입학식을 앞두고 존치 교실로 부족한 교실 수를 메우려 교실 2.5개 크기의 컴퓨터실을 반으로 쪼개거나 교장실과 스쿨닥터실 등을 학교 밖 컨테이너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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