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고교생, 세월호 2주기 추모식

▲ 15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안산고교학생회장단연합 주최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2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잊으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아직도 우리는 그들을 생각하면 숨이 막힙니다. 목이 멥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도 안산시 문화광장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안산시 고교학생회장단연합에서 주최한 이날 추모제는 시내 24개 고교의 학생과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촛불과 '4·16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고교생은 "아직도 우리는 그들에게 미안해서, 그리고 그리워서 잠을 설친다"라며 "잊으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었고 놓아주기 어려운 사람들"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단원고 후배라고 밝힌 한 남학생은 "희생자들과 안면이 없던 나도 소식을 듣고 힘들었는데 가족들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안 된다. 누군가에게 축복이었을 분들,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흐느꼈다.

희생 학생들을 위한 추모 영상이 대형 스크린 화면을 통해 상영되자 시청하던 일부 학생들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들은 노란색 종이와 흰색 종이에 희생 학생들을 향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적은 뒤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카드섹션'과 추모 합창으로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추모제에 앞서 학생 260여명은 정부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문화광장까지 3㎞가량 행진했다.

고교학생회장단연합 윤영우 회장은 "누군가는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이제 잊을 만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선배들에게 해줄 수 있던 게 없던 우리는 잊힐까 두렵다"며 "그들은 우리가 사랑했던 친구, 언니 오빠, 스승이었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2주기 당일인 16일에도 안산 합동분향소와 화랑유원지 대공연장 일대에서 추모가 이어진다.

유가족과 시민 등은 오전 10시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추모 '기억식'을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분향소와 단원고 등을 거쳐 돌아오는 '진실을 향한 걸음' 행사를 진행한다.

이들은 다시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으로 돌아와 북소리 연주, 청소년 합창단, 기타연주자가 참여하는 문화제 '봄을 열다'를 개최,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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