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 피해자 '최소' 11명·피해액 46억원…경찰수사 착수

자기자본 기준 국내 최대 증권업체인 NH투자증권 소속 한 40대 직원이 고객들의 돈을 임의로 투자했다가 손실이 나자 잠적,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용인 모 지점에서 근무하던 김모(43)씨가 최근 2∼3년간 고객 11명이 투자한 46억여원을 임의로 빼내 다른 곳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낸 뒤 잠적했다며 지난달 15일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이와 관련된 피해를 입은 고객들로부터 민원을 접수하고, 김씨를 고발조치하는 한편 내부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불법 투자를 통한 투자금 손실을 숨기기 위해 고객들에게 허위 잔고증명서를 발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김씨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하고 소재 파악에 나선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NH증권 감사팀에서 김씨의 불법 투자 규모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태여서 피해자는 더 늘수도 있다"라며 "정확한 피해 규모, 사용처, 수법 등은 피의자를 검거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범행 시기로 미뤄 NH투자증권은 직원의 불법 행위를 수년간 모르고 있었던 것이어서 내부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일부 부족한 점을 인정한다"며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은 파악되지 않았는데 고객들에게 투자 손실이 없도록 최대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를 횡령으로 고발했지만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고객들의 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 파생상품에 대한 임의 투자과정에서 손실이 커지자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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