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교총회장-인터뷰

"대접받는 스승 상(像)에서 벗어나 스스로 실천하는 새로운 스승 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안양옥 회장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추락하는 교권을 바로 세우려면 교사들이 주도하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회장은 "교권 침해는 교사들의 교육권 위축과 학생들의 학습권 피해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고스란히 피해가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 공헌활동을 늘려 교직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면서 미국의 평화봉사단과 같은 교원의 사회참여 확대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안 회장과의 일문일답

--학부모와 학생의 폭언 등 현장에서 교권침해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데.

▲교권 침해가 빈발하면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교권 침해는 교사의 교육권은 물론 학생의 학습권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중대한 문제다. 

--교총이 생각하는 교권 확립 방안은 무엇인가.

▲각종 촌지 수수 방지책 등 그동안 외부의 강제로 교권과 공교육 살리기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스승의 날을 계기로 교총은 교원 스스로 교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사회나 국가의 도움을 받아서 교권을 지키거나 교직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게 아니라 대접받는 스승 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실천하는 새로운 스승 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학교 안에서는 교원-학부모, 교원-교원, 교원-학생 등 갈등과 대립구도를 협력·참여·협치 구도로 바꿔야 한다. 교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폭력 등 교권 침해에 대해 교권보호법 제정운동과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등 처방적인 대응을 해왔는데 이번 스승의 날을 계기로 교사 스스로 나서서 바꾸자는 운동을 할 생각이다.

--'강제에 의한 교권 확립방안'을 언급했는데 예를 든다면.

▲서울시교육청이 교육현장 불법찬조금과 촌지 관행을 근절하고자 신고한 공무원이나 시민에게 1억원의 보상금 지급하는 '공익신고 보상금제'를 도입했다. 이는 잘못된 접근법이다. 선생님의 사기와 자존감을 높여줘야지 '나쁜 교사 때려잡겠다'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 교사들 스스로 교권 확립에 나서는 접근에 일반 시민이나 교사, 학부모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사회가 양극화나 대립구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교사가 스스로 나서서 교권을 높이는 구체적 방안은.

▲방학과 공무원연금 등 사회에서 그동안 교사들을 편한 직종으로 보는 경우도 많았다. 앞으로 교원의 사회적 공헌활동을 늘려 교직의 전문성을 높이고 사회적 삶을 살아가는 교사로서의 책임감을 높이도록 할 계획이다. '사회속의 교원' '세계속의 교원' 등을 주제로 외국에서는 교육 한류를 주도하면서 우리 교사들의 세계화를 추진하겠다. 과거 미국의 평화봉사단이 비슷한 일을 했는데 우리도 비슷한 방식을 생각 중이다. 가령 한국평화교육단 같은 것을 만들어서 예비교사나 현직교사들의 개발도상국 교육봉사 등을 추진하는 것 등이다. 이렇게 교사의 경험 폭을 늘리면 우리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런 방향으로 새로운 교육, 새로운 교원 상을 제시하겠다. 

--현장 교사들은 지나친 잡무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데.

▲잡무가 많아지는 원인은 교육감 직선제에도 있다. 새 교육감이 들어설 때마다 공약을 남발해 교육정책을 바꾸면서 학교에 구현시키려고 하다 보니 교사들이 수업준비는 못 하고 각종 서류작성 등 잡무에 시간을 빼앗긴다. 수업이 제대로 될 리 없다. 그러다 보니 공교육의 교육력이 약해지고 상대적으로 사교육은 번창한다. 교원들의 잡무는 말하자면 교육을 정치화한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교권보호법이 2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인데.

▲우리 국회의원들께서 나름대로 일을 열심히 하지만, 국회에 교육 현장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 교권보호법 제정안도 2년째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교육을 모르면 대한민국의 교육시스템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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