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광명·위례 등 택지지구 오피스텔 청약 후끈

연초부터 오피스텔의 인기가 뜨겁다.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의 경우 경쟁률이 최고 수백대 1에 달하고 초기 계약률도 70∼80%까지 오르는 등 선전하고 있다.  

과거 원룸형 위주에서 벗어나 방 2∼3개가 딸린 아파트 못지않은 설계로 임대 목적의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끌어들이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오피스텔 인기몰이…저금리·설계차별화 등 주효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초 광교신도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총 172실 모집에 7만2천693건이 접수돼 평균 4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월 이후 금융결제원의 인터넷 청약시스템을 통해 분양한 25개의 오피스텔 청약률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한 사람이 모집군 별로 총 3개까지 청약이 가능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200가구가 채 안 되는 오피스텔에 최소 2만4천명 이상이 청약에 참여한 것이다.  

이 오피스텔 전용면적 77㎡의 경우 30실 모집에 2만4천14건이 접수돼 무려 80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초 효성이 광명역세권지구에 공급한 '광명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 퍼스트' 오피스텔도 평균 10.8대 1, 최고 38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로 마감됐다. 총 616실 모집에 6천600여건이 접수됐다. 

현대산업개발의 위례신도시에 분양한 '우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도 총 304실(토지주 15실 제외) 모집에 5천320명이 몰리면서 평균 1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방 2개짜리 오피스텔은 최고 경쟁률이 29대 1이었다.  

이처럼 오피스텔 청약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마땅히 돈 굴릴 곳이 없다는 방증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은행 금리가 연 2%대에 불과한데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연 5∼6%는 된다"며 "시중에 여윳돈이 상가나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고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택지지구는 체계적인 개발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인지도가 높아 임대수요를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지난해 분양이 한꺼번에 집중됐던 서울 마곡지구내 오피스텔도 실 분양률이 70∼90%에 이른다.  

최근 공급된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용 원룸이 아닌 투룸, 쓰리룸으로 설계를 차별화해 임대와 직접 거주를 겸하도록 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80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광교 힐스테이트 전용 77㎡의 경우 일반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4베이 구조에다 39㎡ 규모의 테라스가 적용되면서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위례 아이파크도 전용 59㎡의 경우 방을 3개 배치하면서 일반 아파트 수준으로 내부를 꾸몄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광교 오피스텔의 경우 택지지구내에서도 입지가 좋아 임대수익은 물론 수천만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청약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 공급 과잉 우려속 임대수익률 하락…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전문가들은 당분간 오피스텔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써브 조사에 따르면 GS건설[006360]은 서울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 자이의 오피스텔을 연내 분양하고 우미건설은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대우건설[047040]은 용인시 기흥역세권지구에서 각각 오피스텔을 선보이는 등 인기지역에서 신규 분양이 줄줄이 이어진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베이비붐 은퇴 세대들이 노후 대비용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많이 찾는다"며 "오피스텔은 상가에 비해 투자금이 덜 들고 리스크가 적다는 점에서 당분간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청약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3∼4년 사이에 오피스텔 공급이 급증하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 2010년 1만3천300여가구에 불과했던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2011년 3만4천여실로 늘어난 뒤 2012년 4만7천실, 2013년 3만9천200여실, 지난해 4만2천400여실 등 최근 4년간 연간 신규 공급물량이 3만∼4만실에 이른다.  

이들 분양 오피스텔이 속속 입주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계속해서 감소 추세에 있다.  

한 해 입주 물량이 전국적으로 7천800여실에 그쳤던 2010년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연 6.19%였으나 입주물량이 3만실을 웃돌기 시작한 2013년은 5.79%로 낮아진 뒤 지난해는 사상 최저치인 5.71%로 떨어졌다. 

부동산써브 정태희 팀장은 "최근 아파트의 월세 전환까지 가속화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의 수익률 하락도 가팔라지고 있다"며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보다는 주변의 임대수요를 살펴 여유자금을 갖고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