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사각지대 20대 남, 녀 구조사실 뒤늦게 밝혀져

지난 10일 12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대형화재 당시 불길이 번지고 있는 사각지대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20대 남, 녀 2명을 구출한 사실이 16일 뒤늦게 밝혀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코레일 수도권동부본부 의정부관리역의 박공열 회룡역장이다.

박 역장은 이날 휴일 임에도 역에 공사가 있어 일찌감치 출근해 현장을 감독하고 있었다.

그때 역과 가까운 선로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박 역장은 곧바로 열차의 안전운행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불길이 점차 확산되면서 선로 변 방음벽까지 화염이 번지는 걸 확인하고 의정부역 관제실에 열차운행 중단을 요청하는 한편, 이미 와있는 동료들과 함께 휴대한 소화기를 이용, 화재진압에 나섰다.
 
이때 불길이 번지고 있는 아파트 3층 베란다에서 손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는 20대 남녀 2명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동료들과 함께 의정부역에서 긴급하게 수송된 사다리를 3층 베란다로 연결해 그들을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다.

당시 현장에는 소방서와 경찰 등 구조인력이 아파트 정문 쪽에 만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그들이 구조를 요청하고 있던 뒤쪽 베란다 방향은 거의 사각지대나 다름없었다.

정말 다행인 것은 이들을 구출해 119에 인계하자마자 3층 전체가 완전히 불길에 휩싸여 조금만 늦었어도 그들의 소중한 생명을 잃을 뻔했다는 것이다.

박 역장은 “당시 상황이 너무나 긴박하고 아찔했음에도 동료들의 침착한 도움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부상자들이 빨리 회복돼 일상에 복귀하기를 기원하고 함께 한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허오석 의정부관리역장은 "화재현장에서 보여준 박 역장의 뛰어난 위기대응자세는 인명구조와 열차안전운행 확보라는 코레일의 안전매뉴얼을 성실히 이행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며 "이를 본보기로 전 직원들에게 널리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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