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이 8월24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한국 측 전문가가 2주일에 한 번씩 상황을 지켜보기로 합의했다"며 "오염수 때문에 우리 바다가 오염될 거라는 근거없는 선동으로 우리 수산업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5월19~2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를 찬성한 의견은 10.8%에 불과했다. 대부분인 85.4%의 국민들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했다. 

심지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일본국민들 조차도 오염수 방류를 찬성하는 의견은 과반을 넘지 못하고 45%에 머물렀다. 일본은 오랜 기간동안 오염수 해양방류의 안전성과 어민들에게 후속대책을 설명했으나 과반수를 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어찌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설득을 이뤄내지 못했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오염수 방류를 개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의견이 높은 것은 '민주당의 선동'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민주당의 의견 때문이라기보다는 정부와 여당의 설득 실패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며, 실제로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 탓이다.

정부는 여러번 '과학'을 강조했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강조했다. IAEA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는 것은 선동 때문이라고 설파한다. 그러나 3년전 WHO가 중국 코로나 확산 책임 추궁에 미온적인 것과 관련해 중국이 WHO에 내는 돈 때문이라고 했던 여러 언론에서 보도된 것을 미뤄보면 그 때와는 언론의 반응이 사뭇 다르다.

국민들은 그때와 지금이나 똑같다. WHO가 주장했던 것을 믿지 않았던 만큼 IAEA에서의 주장을 믿지 않는 것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이 22일 24일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밝혔으며,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떤 준비도 없이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포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이미 오염수 방류는 시작됐으며, 이제 오염수는 약 30여년 간 계속해서 방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단순히 국민들에게 쓸데없는 공포감을 가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언급했던 '과학적인 증거'로 국민 설득을 해나가야 한다.

국민설득에 실패한다면 오롯이 그 피해는 대한민국 수산업에 종사하는 국민들이 입게 될 것이다. 일본과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협의 내용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방류는 시작됐다. 국민들의 두려움도 시작됐다. 이제 무작정 믿어달라는 말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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