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처리비용 8천억원
소각 방식은 온실가스 배출
퇴비화도 많은 문제점 있어

곤충 '동애등에' 활용한
고급사료 처리방식 '관심'

 
 

[일간경기=성기홍 기자] 버려지는 음식이 쏟아지고 있다. 음식 쓰레기를 수거·재활용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어마어마한 만큼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기후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필연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하루 배출되는 음식쓰레기는 만톤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자원은 연간 20조원에 달하고 그 처리비용만도 8000억원에 달하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또한 국회입법조사처가 2021년 공개한 식품 손실 관련 보고서를 살펴보면 음식물 폐기물 전체 발생량이 2017년에 비해 2019년 2000톤이 늘어났다. 2019년을 기준으로 1인당 식품 폐기물 발생량을 살펴보면 하루 407g에 달하는 언론보도도 있다.

기후위기 시대가 닥쳐오면서 'RE100' 등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당장 지난해 대선에서도 RE100은 뜨거운 감자였다. '재생에너지 전기 100%'의 약자인 RE100은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의 오염을 막기 위해 그리고, 필연적으로 모든 생물의 절멸을 막기 위해 필요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런 와중에 음식물 쓰레기는 한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지구는 한없이 오염되고 있다. 더 깨끗한 처리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얼마 없다.

파주시에 위치한 음식물 처리장 (사진=성기홍 기자)
파주시에 위치한 음식물 처리장 (사진=성기홍 기자)

지구 생명을 갉아먹는 '음식물 쓰레기 소각'

세계 많은 나라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때 매립이나 소각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 매립을 금지하고 있지만 소각하는 방법은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소각하는 방법도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음식물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이산화유황·질소산화물·다이옥신 등 유독가스와 분진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쓰레기에 포함된 유기물질이 온실가스로 바뀌는 문제가 발생한다. 

독성이 매우 강한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 배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문제다. 다이옥신의 경우에는 연소시 온도를 조절해 발생량을 억제할 수 있으나 배출되는 연소가스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다시 다이옥신이 재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연구와 방지 기술이 필요한 상태다. 

플라즈마를 이용한 폐기물 처리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에너지 소요가 극심하다는 단점을 안고 간다. 플라즈마를 이용한 폐기물 처리는 원리적으로 보면 고온의 플라즈마로 폐기물을 분해해 분자 수준으로 처리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소용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폐기물 소각은 단순히 태워 없애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소각 후 무기물을 재활용하고 유기물은 가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라즈마 소각은 얻는 이득이 적고 비용은 많이 든다. 

음식물쓰레기의 재활용 '퇴비화'

음식물쓰레기 처리방법별 비용을 보면 소각이 톤당 7만3000원이고, 매립은 톤 2만3000원이다. 소각이 매립보다 3배는 더 비싸다. 그러나 매립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음식물쓰레기는 수분이 많고 유기물로 구성돼 쉽게 썩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음식물쓰레기를 바로 매립하면 악취가 발생하고 썩은 물의 침출수가 땅 속에서 스며나와 하천을 오염시킨다. 그렇기에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소각이 배는 비싸더라도 매립을 선택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무조건 태우는 것이 답일까.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은 호기성 퇴비화 방법으로 자원화하는 방법 또한 있다. 비용은 톤당 5만8천원. 매립보다는 배로 비싸지만 소각보다는 약 30%가 저렴하다. 단순히 처리비용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퇴비 자원화 제품 판매에 따른 이용가치를 고려하면 퇴비화의 경제성은 매우 크다. 음식물 쓰레기의 퇴비화는 처리비용 절감은 물론 퇴비 제조 후에도 부산물 비료로서 상품가치가 부여된다. 

그렇다면 퇴비화가 답이라는 것인데, 이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물론 존재한다. 음식물 제조과정에서 첨가하는 소금은 퇴비화에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소금함량이 높은 토양을 염류토양이라고 하는데 염류토양은 소금의 농도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소금은 토양 중에서 토양입자를 분리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는 생육저해가 작물의 생육을 나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료화 방식과 바이오가스화 방식의 문제점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파쇄, 이물질 제거, 압출, 가열, 추가 이물질 제거를 통해 음식물을 사료화 한다. 이렇게 모든 공정을 거친 건식 사료는 퇴비와 비슷하게 가루 형태다. 문제는 이런 사료를 반추동물에게는 먹일 수가 없다는 점에 있다. 돼지나 가금류에게 먹여야 하는데, 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돼지농가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사료가 공급되지 않는다. 또한 양계 농가에서는 가축의 성장이나 육질을 고려해 음식물 쓰레기 건식 사료 사용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비싸게 사료를 만들어도 결국 구매자가 적다. 

다음으로 바이오가화 방식도 있다. 기온이 온난한 지역에서 액상 및 반고상폐기물의 처리에 이용되는 바이오가스화 방식은 일명 '메탄발효'라고도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함과 동시에 메탄이라는 에너지를 회수하기 위해 적용되는 방식이다.

동애등에 유충.
동애등에 유충.

 

곤충이 음식물쓰레기 처리의 답이 될까

음식물 쓰레기의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처리 방식은 없을까. 곤충 연구가 진전되면서 곤충이 지저분한 벌레가 아닌 가치있는 유용한 생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중 동애등에는 주로 사료용 원료가 되거나 유기성 폐자원을 분해하는데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식용으로 쓸 수 있는 곤충은 약 1900종이 있으며 이중 대부분이 단백질원이라는 것도 눈길을 끈다. 단백질원은 동물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사료 원료의 가격이 급증하고 있는 실태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곤충사료가 축산농가의 고민을 덜어 줄 수 있다. 

그런데 동애등에와 음식물 쓰레기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유기물 분해능력이 뛰어난 동애등에로 음식물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동애등에가 분해한 사료를 동물들에게 먹이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파쇄·가열을 거친 사료화 방식과 닮아 있으나 다르다. 앞서 언급한 사료화 방식은 가열을 했지만 결국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가축에게 먹이는 것이지만, 동애등에를 통한 사료화 방식은 애벌레에게 먹여 고급 사료를 만드는 것이다. 

동애등에는 음식물쓰레기 등과 같은 유기성 폐자원을 분해해 병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동애등에는 유충의 건조물 중량대비 45%의 단백질 함량으로 매우 높은 구성비를 가져 기존 양어장이나 가축의 높은 가격의 단백질 대체재로의 가치 또한 높다. 국내 시장의 사료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대체재로 공급해 수입대체 효과와 운송 중에 발생하는 탄소발자국 등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럼 동애등에로 인한 피해는 없을까.
일단 동애등에는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분류되고 있다. 일반 파리류들은 병균을 인간들에게 전파시키지만 동애등에는 구강 구조상 병균을 전파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알에서 태어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기간이 15일 정도에 불과해 전체 생의 주기가 45일로 매우 짧다는 것도 장점이 된다. 이는 생태계의 교란 등 특정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동애등에는 전세계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곤충으로 우리나라는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규모가 영세해 사육기술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문제점이다. 

결국 동애등에 사료화를 통해 수익성을 창출하는 방법은 음식물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규모가 아직 영세하다는 것과 사육기술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는다. 바꿔 말하면 이에 대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체에 지원이 있다면 이는 반전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구는 함께 쓰는 것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모두 한계점이 명확하다. 동애등에를 활용한 방식 또한 아직까지 적절한 기술 개발까지 적절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앞서 언급했듯 1인당 일일 식품 폐기물 발생량은 407g이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린다는  말은 이제 진짜 옛말이다. 옆 나라인 일본은 음식을 먹을 때 '완식문화'라는 것이 있다. 일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그릇째 들고 국물까지 흡입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본 라멘가게 그릇들은 그릇 바닥에 남김없이 먹는 것에 대해 감사 문구를 넣는다고 한다.

깨끗하게 남김없이 먹는 식문화가 이제 자리잡아야 한다. 지구는 잠깐 빌려 쓴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미래 우리 아이들의 터전을 잃게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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