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 기자
한성대 기자

주민의 대리인을 뽑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인 지방선거는 4년간 그 지역의 살림살이를 해야 하는 지역대표를 뽑는 선거다. 

지방선거의 근본 취지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주민의 의견을 들어 정책에 반영시키는 데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통해 주민의 정치참여 기회를 제공, 민주주의 발전과 국가 균형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게 된다. 

우리의 선거 역사를 돌이켜 보면 저 멀리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 돈 봉투 선거를 비롯해 혈연, 학연, 지연으로 똘똘 뭉친 연고주의 연줄 선거 등 난장판이나 다름 없는 것들이었다. 특히 지역감정을 부추겨 국민들을 갈라 세우고 온갖 비난과 비방, 흑색선전, 허위사실 유포 등등의 한심한 작태는 거의 망국의 수준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러한 부끄러운 역사를 갖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유권자들과 후보들이 ‘선거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 소양마저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 첫 편 제배(除拜)에서 “다른 벼슬(官職)은 구할 수 있으나 백성을 다스리는 벼슬(牧民) 만은 구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또 “비록 덕(德)이 있다 해도 위엄(威嚴)이 없으면 할 수 없고 비록 뜻(意志)이 있더라도 밝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자리가 바로 지방관(地方官)”이라고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나야말로 적임자’라며 나섰던 후보들은 주민, 곧 하늘의 뜻을 묻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이것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양심이다.

자신이 출마하려는 지역에 대해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정립하지도 못한 채 '벼슬'만을 탐내고 있는 함량 미달의 후보를 눈을 부릅뜨고 가려내야 한다. 또 당선자들에 대해서는 공약을 제대로 지키는지 낱낱이 평가, 감시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주인의식이다.

현재의 제도를 대의 민주주의라고 한다. 허나 권력을 쥔 자는 집요하고 악착같이 그 단 맛을 지키려 든다. 반면 권력을 맡긴 주권자는 쉽게 포기하고 잊어버린다. 행동하지 않는 것, 무사안일이 우리를 병들게 한다. 우리의 삶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를 아무에게나 맡긴 폐해가 우리 자신의 몫이 되는 것을, 또 내 자신의 몫이 되는 것을, 내 자식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인식하고 요구하며 감시하고 선택해야 한다. 

이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우리를 대의하겠다는 자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것이 참말인지 평가해야 한다. 우리의 권력은 그들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하찮은 것이 아니고 고귀하고 존엄한 권리이다.

우리의 삶과 우리 지역의 미래를 위해 진정으로 열심히 일할 정직하고 성실한 후보를 찾아 신성한 우리의 한표가 행사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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