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승
이기영
피안으로 드는 길은 아득하여라
이승 너머의 너머에
저승이 있고
이 세상과 저 세상 사이 그승에는
첩첩 알 수 없는 골과 골이 있어
꽃 피었다 지는 그 사이가 있어
마음 하나 올곧게 세워 한 평생
앞만 보고 걸어도 발밑은 늘 허방이어서
세상은 뜬구름 같기만 하였어라
빛의 그늘만 같았어라
그승,
바람의 집 한 채 품은 그곳에 들어
이름 없이 가뭇없이
이기영 2013년 《열린시학》 등단,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 시집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 디카시집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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