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산업연구실장 전효재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로 24시간·365일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에 설치되었다. 다시금 남북간 실질적 협력을 준비하는 실행 기구가 설립된 것이다. 특히 철도와 도로 연결에 대한 상호간 협력은 교류와 소통을 넘어선 사람과 물자의 이동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조만간 기차를 타고 개성에 또는 평양에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최근 북한의 대외 개방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평양은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을 출발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대륙철도는 그동안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감이라 할 수 있다.

사람과 철도는 새로운 산업과 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철도망의 개통은 시간을 넘어 동시대의 다양한 문명을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철도는 전력, 통신, 도로, 항만과 함께 국가 기간망으로 중요한 재정 투자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중 철도와 도로는 사람의 이동과 직접 연관된 기간망이다. 철도는 날로 발전하여 고속철도망을 만들어 비행기와 속도 경쟁을 이루어 가고 있다. 고속철도는 지역간의 연결과 동시에 도시와 지역의 거점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양행 KTX 티켓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철도는 사람과 물자를 잇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를 잇는 중요한 수단으로 역사에 자리잡고 있다. 관광의 역사가 철도의 시작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 티켓은 단순한 이동을 의미하지 않는다. 철도는 사람과 목적지를 연결해 경제적, 사회문화적 영향을 일으키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매개체라 할 수 있다.

독일은 1990년 통일을 이루었으나 물리적 통일 인프라 구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독일 통일 운송 프로젝트(German Unification Transport Project)는 동서독 간의 도로, 교통, 그리고 물의 운송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이다. 2018년 7월 3일자 영국 레일웨이 뉴스(railway-news.com)에 의하면, 독일 통일 운송 프로젝트는 총 9개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고, 구간별 1~7 프로젝트는 종료되었고 현재는 8, 9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통일 후 약 30년이 지난 지금도 철도 운송 프로젝트는 진행중에 있는 것이다. 독일 면적은 약 36만㎢, 인구 약 82백만명 정도이다. 독일과 비교해 한반도는 약 22만㎢, 인구 약 7800만명(남한 10만㎢, 5200만명, 북한 12만㎢, 2600만명) 정도이다.

한반도 남북한 철도 운송 프로젝트도 사람과 물자의 원활한 운송을 위한 철도망 구축에 기술 수준을 고려하더라도 10년 이상의 장기간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남북한 철도 운송 프로젝트 1번은 서울-평양간 고속철 개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철도 기술과 북한의 인적 자원을 결합한다면 2~3년 안에 개통이 가능할까? 3차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한반도 남북한 철도 운송 프로젝트를 통해 2~3년 안에 연결될 수도 있겠다는 섣부른 기대감을 감출 수 없다. 2020년 9월 추석에 나는 서울역에서 평양행 KTX 티켓를 예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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