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평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장 이민석

요즘 인터넷을 살피다 보면 실시간 검색어에 등골브레이커가 자꾸 오르는 것을 보게 된다. 사실 요즘은 신조어가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한 두 번은 무심히 지나쳤는데 여러 번 나오자 궁금해 검색을 해 보았다. 신기하게도 인터넷 포털사이트 내 어학사전에 등록되어 있었으며 그 의미로는 ‘부모님의 등골을 부서트린다는 뜻으로 불효를 뜻한다.’ 이다. 바로 노스페이스 등 학생들이 즐겨입는 의류에 비싼 가격 때문에 나온 말이었다. 대체 학생들에게 노스페이스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이런 신조어까지 나오는 것일까?
학생들이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를 선호 하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거의 교복수준으로 누구나 할 거 없이 입는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 우리도 학창시절에 격었던 학생들 사이의 유행이겠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 내가 학생일 때 최고 유행은 가방이었다. 책을 넣으면 조금 쳐진듯하게 메어지는 가방을 누구나 선호하였다. 두 종류의 브랜드가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었고 색상이 다양하게 나와 크게 인기를 끌었었다. 그 당시 4만원부터 7만원 정도의 가격을 하고 있었는데 사실 4만원대의 가방을 사달라고 하는 것도 부모님께는 죄송한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이 선호하는 등산의류 가격을 알아보니 기본이 25만원에서 120만원까지 그 가격의 차이가 천차만별이고 학생들이 구입하기에는 고가의 옷임이 분명했다.
사실 노스페이스 등 브랜드에서도 학생들을 겨냥해서 제품을 만들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최고의 아이돌이 광고까지 하게 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더 많은 인기를 얻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교복처럼 퍼져있는 이 브랜드로 인해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가 생기기도 하고 친구의 옷을 뺏는 등 학교폭력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최근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와 가해학생을 검거하였는데 이 사건에서도 노스페이스 점퍼를 빼앗아 생긴 문제였다.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다 보니 옷을 빼앗아 자신이 입기도 하겠지만 중고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현금을 챙겨 유흥으로 쓰는 제2의 범행으로까지 이어지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대체 이렇게 문제가 되는 브랜드의 옷을 부모님은 왜 사주시는 것일까? 직장인이 사기에도 부담이 될 만한 가격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님들도 많은 부담이 되실 것이다. 그러나 내 아이가 학교에서 왕따가 될까봐 혹은 다른 나쁜 방법으로 구입할까봐 하는 걱정으로 결국 사주시는 것이다. 다르게 보면 학생들의 유행이 아닌 부모님들의 능력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학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예쁘고 빛이 난다라는 의미를 왜 그 시기에는 모르는 것인지 나 또한 직장인이 되어서야 느끼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비싼 브랜드의 옷과 신발과 가방을 착용하지 않아도 예쁘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등골브레이커라는 씁쓸한 단어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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