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숲으로 가자 나 순 옥그림자마저 푸른 물이 든 오월, 숲에 들면앙증맞은 은방울꽃 짤랑짤랑 반겨주고산까치 나긋나긋한 몸짓 숲길 환히 열린다하늘 가린 천장 가득 아카시아 하얀 향낭뻐꾸기 노래 따라 살폿살폿 흔들어잊었던 옛날을 깨워차르르풀꽃 피워낸다벗이여 함께 가자 달큰한 저 숲으로오월 산 초록심장은 맑은 피 수혈해줘천형의 죄업마저도 말끔히 씻길 듯하이 나 순 옥 1993년12월 '중앙일보 ' 신인문학상 당선 . 1994년 1월 '조선일보'신춘문예 시조 당선. 작품집 '바람의 지문' 외 4권 . 동시조집 '해님이 감기 걸려서'
이 봄 들녘에는 나순옥사람들 갖가지 마음싸락싸락 쏟아져서온 들녘 구석구석풀꽃들을 피워냈다아직도우리가 사는 세상살 만한 곳이잖아앙증스레 발돋움하는보랏빛 오랑캐꽃소담스런 민들레배밀이하는 꽃잔디땅에도 별이 떴구나샛노란 아기별꽃어머, 어머~ 누구를 위해이리 곱게 단장들 했니진종일 바라봐도외면 안 한다 웃어줄 뿐까짓 것꽃샘추위야 덤빌테면 덤벼봐 나순옥 1993년 12월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당선. 1994년 1월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작품집 '바람의 지문' 외 4권. 동시조집 '해님이 감기 걸려서'
윤달 나순옥살아실 제 불효한 놈 효자로 만드는 달들끓던 잡신들도 모두 자릴 피해주어동티날 걱정 묶어놓고봉분 헐어제친다아부지 산속에서 무척 외로우셨지라이제부터 아파트서 시끌벅적 지내보소산 팔아챙겨 달아나는엉덩이가 벌겋다 나순옥 57년 충남 서천출생,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작품집 '바람의 지문' '석비에도 검버섯이' '미호천 일기' '내게로 스며들어' '시침을 밀고 가면' 동시조집 '해님이 감기 걸려서' 등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