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투병해 경영일선 물러나…일본행은 신격호 지시"

신동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생긴 자신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롯데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것 또한 일각의 추측과 달리,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인 구단주대행은 오늘 연합뉴스 기자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오해와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 8월 말로 구단주대행을 사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구두 해임할 당시,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그가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해왔다.

그는 자신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동행한 것일 뿐 누구를 지지해 일본행을 택한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신동인 구단주대행은 "도쿄(東京)에 갈 때도 말썽이 생기고 시끄러울 것 같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를 거절할 수 없었다"며 "친(親) 신동주니, 반(反) 신동빈이니 사실과 다른 보도를 봤는데 이런 이야기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7월 15일에도 어른(신격호 총괄회장)이 불러 여기서 내용을 말씀드릴 수 없는 지시를 받았지만 집행하지 않고 잘 해결되도록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7월 15일은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날이다. 신동인 구단주대행은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가 신동빈 회장의 거취와 관련된 지시였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헀다.

1968년 롯데제과에 입사한 그는 1975년 롯데건설 기획실장과 1998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을 거쳐 2002년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하게 롯데 계열사 경영에 참여했다.

오너 일가인데다 롯데에서 신입사원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업무를 배우며 능력을 인정받아 그룹에서 입지가 탄탄했다는 게 롯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롯데 자이언츠로 자리를 옮겨 경영 최일선에서 거리를 둬 왔다.

그는 "11년 전부터 몸이 많이 아파 치료에 전념했고 작년 11월에야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병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그는 병원에서 '완치'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은 가벼운 상황은 아니었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동인 구단주대행은 롯데가의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친일 논란 등 롯데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은)유통·관광·서비스 분야 발전에 이바지한 바가 크고, IMF사태 당시에는 외국에서 현금 1억2천만달러를 갖고 들어오기도 했다"며 신 총괄회장이 한국 경제에 이바지한 바가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에 입사한 이후) 47년간 많은 일을 겪었지만 이번 사태같이 어려운 상황은 처음"이라며 "임직원들이 합심해서 잘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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