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업무 현장지휘관 업무상과실치사죄 인정 첫 사례

▲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으로 이뤄진 4·16 가족협의회가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침몰 당시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한 123정 정장 김경일 경위가 4년형을 선고받은데 대해 "수긍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승객 퇴선 유도를 하지 않는 등 부실구조로 비난받은 전 목포해경 123정 정장이 법정구속됐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11일 구조 업무를 맡은 현장 지휘관으로는 처음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경일(57·해임) 전 경위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전 경위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해양경찰관으로서 123정 승조원들에게 눈앞에 보이는 사람을 건져 올리도록 지시했을 뿐 승객들을 배에서 빠져나오도록 유도하지 않았다"며 "김 전 경위의 업무상 과실로 상당수 승객이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면서 유가족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게 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해경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불신도 생겨났다"며 "김 전 경위는 그럼에도 잘못을 반성하기보다 퇴선방송을 했다는 허위 인터뷰를 해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주고 부하 직원에게 구조활동과 관해 허위진술을 하게 하거나 함정일지를 떼어내 다시 작성하게도 했다"고 질책했다.

관심을 끌었던 업무상 과실치사죄 인정 여부와 관련해 재판부는 "김 전 경위가 123정 방송장비로 퇴선방송을 하거나 승조원들을 통해 퇴선 유도조치를 했다면 일부 승객들은 선체에서 빠져나와 생존할 수 있었다"며 업무상 과실과 피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유죄로 봤다. 

다만, 세월호 승무원이나 선사인 청해진해운 임직원보다 책임이 무겁다고 볼 수 없는 점과 업무상과실치사죄의 법정형(징역 5년 이하)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을 마치고 유가족들은 "차라리 풀어줘라", "304명이 죽었는데 말이 되느냐"며 웅성거리기도 했다. 

김 전 경위는 지난해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의 현장 지휘관으로서 선내 승객 상황 확인, 123정 승조원과 해경 헬기의 구조활동 지휘, 승객 퇴선 안내·유도 조치 등을 소홀히 해 승객들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도 않은 퇴선방송을 했다고 국민을 기만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 전 경위는 퇴선방송을 한 것처럼 각종 보고서를 허위로 만들고 함정일지를 찢어 허위로 새롭게 작성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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