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니 
                                 

 

                          김주현

고향 어귀 들어서면 
엄마 냄새가 난다
추억의 소리들 가슴을 두드린다

한 귀퉁이 다듬잇돌 반질반질한 방망이 네짝  
주인잃어 멀거니 앉아있다
전성기 시절 박자 맞춰
다듬이질 곱게 한 이불 호청
골무 낀 손 고단하게 움직이던 울엄니

침구들과 사방치기하며 놀다 부르면 달려가
침범벅 땀범벅 바늘귀 길게 꿰어 놓으면
엄니 칭찬한마디에 신바람났다.

반세기 지난 오늘 엄마 닮은 내가
바늘귀와 실경이한다.

  농부화가 김순복
  농부화가 김순복

 

 

 

 

 

 

 

 

 

 

 

 

 

 

 

김주현 1959년 충남 아산출생. '문파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옴, 동남문학상, 수원인문학 글판수상, 공저 동남문학지 '달팽이의 하루'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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