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50례째 신장이식 성공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혈관신장이식외과 전강웅 교수가 적출된 건강한 신장을 말기신장병환자에게 이식하고 있다. (사진=부천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혈관신장이식외과 전강웅 교수가 적출된 건강한 신장을 말기신장병환자에게 이식하고 있다. (사진=부천성모병원)

[일간경기=강성열 기자] 얼마 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에서 친구에게 간을 기증하는 장기이식 스토리가 방영된 적 있다. 드라마에서도 다뤘듯이 타인 장기기증은 장기매매 방지를 위해 가족간 장기이식보다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진행된다.

장기를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제출해야 되는 서류가 더 많고, 순수한 마음으로 이식한다는 것을 서류로 증명해야 해서 기증자의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 최근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기증자의 선한 마음으로 말기신장병환자에게 새삶을 선물한 타인기증 신장이식 수술이 진행돼 화제다. 

이번 장기이식은 말기신장병을 앓고 있던 지선봉(67세) 씨의 사정을 딱히 여긴 지인 최경미(59세) 씨가 흔쾌히 신장기증 의사를 밝히고 부천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필요한 검사와 서류를 코노스(KONOS,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제출, 어렵게 승인을 받아 성공적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코노스의 승인이 나자마자 부천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수술일정을 최대한 당겨서 8월26일 수술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빠른 회복으로 수술 후 2주째인 9월8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기증자 최경미 씨는 가톨릭신자로서 평소 수많은 봉사활동을 하며,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나누는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적십자봉사활동회장을 맡아 저소득층 가정 지원, 다문화가정 합동결혼, 어르신 영정사진 촬영 등의 봉사로 적십자로부터 봉사상을 받은 바도 있다. 이번 신장기증은 가톨릭신자였기에 고 김수환 추기경의 장기기증에 따른 영향을 받아 평소 장기기증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사업관계로 알고 지내던 지선봉 씨가 건강이 악화돼 신장이식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한 치의 주저함 없이 바로 이식을 결심하고 수많은 서류를 준비했다.

타인 장기기증은 장기매매의 위험성을 의심할 수 있기에 승인이 이뤄지기 매우 까다로움에 따라 평소 최경미 씨의 봉사정신을 잘 알고 있는 지인들이 순수성을 검증해주는 추천서를 제출하는 등의 여러 노력이 더해져 코노스의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기증자 최경미 씨는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눈다는 것은 가톨릭신자로 그리스도정신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며, “기증절차가 생각보다 까다로워 기증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었는데 다행히 가족들과 부천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도와줘 승인을 받을 수 있었고 수술을 통해 지선봉 씨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수혜자 지선봉 씨는 “가족이나 형제들이 모두 다른 질환이 있어 기증할 수 없었는데 최경미 씨가 기증해주고, 수술과 회복까지 의료진이 매순간 신경을 써줘 건강을 빨리 되찾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며, “새로운 삶을 선물받은만큼 나도 최경미씨처럼 이웃에게 나눔하며 건강하게 살겠다”고 말하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부천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금번 수술로 2016년 신장이식 수술을 시작한지 5년만인 총 50례의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했다. 이 가운데 뇌사자 신장이식은 23례, 생체 신장이식은 27례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