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봉 서울취재본부 국장대우
이민봉 서울취재본부 국장대우

선거와 관련해 공부할 것이 많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알려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른바 정치컨설턴트들도 이론적 소양을 갖춘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탓인지 선거 캠페인과 관련한 책을 찾기 어렵다. 

반면 미국에는 캠페인 기법과 관련해 많은 책들이 발간되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선거 전문가의 10계명이 있는데, 그 중 마지막이 '잘 져라'이다. 

9번째는 선거 캠프를 개방적으로 운영하라는 것이다.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고 분석해서, 새로운 대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개방적 조직이 필수적이다. 

민주당 경선의 초반 판세가 드러났다. 이제 일부 후보의 경우에는 승리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럴 경우 선거 캠프는 엉망이 된다. 다들 힘이 빠져서 모이기도 힘들다. 

그래서 '잘 져라'는 10번째 계명이 가장 중요한 지침이 된다. 이럴 즈음 캠프가 모여서 심각하게 논의해야 한다. 잘 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면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그러면 경선을 새로운 차원으로 대하게 된다. 

이 교훈의 실제 사례가 있다. 바로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잘 져서,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잘 진 덕분에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어떻게 지지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길 것인가? 사실 이미 인상을 남겼어야 했다. 

유권자들은 누가 이길 것인가가 주 관심사이지만, 그러면서도 후발 정치인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하게 된다. 그래서 한 가지에 집중하는 캠페인 전략이 중요하다. 

이제부터라도 그런 논의를 해야 한다. 

남은 경선 기간 무엇을 팔 것인가? 

가장 좋은 전략은 각 당의 승리를 위해 기여하는 것이다. 

현재 정권교체론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정권교체론에 대응해서, 민주당은 개혁완성론을 피력해야 한다. 중단없는 개혁이 왜 필요한지 알려야 한다. 

지더라도 지지자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경선을 끝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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