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정다겸

광장에서 박수를 치며 
함께 축제의 노래 불렀었지

겨울을 잘 이겨낸 개나리꽃 같은 
장맛비에도 끄덕하지 않던 사람 
무던히 견디어 국화향기 뿜어내는 
탱글탱글 탱탱 볼 같은 이여 

어찌 그리 빨리 선을 밟았는가! 

삶은 
그저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 
때로는 생의 중앙에서 혹은 언저리에서 
한참을 찾아야 보일까 말까 
소리도 없이 모습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경계를 넘었단 말인가

기억을 길어 올리면 
그곳엔 그리움이 비친다 

어둠이 아가리를 벌리면 
시끄러운 소리와 빛은 잠이 드는데 
감고 감아도 눈은 감기질 않는다.

 

          화가 박옥자
          화가 박옥자

 

 

 

 

 

 

정다겸 1968년 서울출생, 수원문인협회 시낭송분과위원장, 경기문학인협회 사무국장, 한국문예협회 시낭송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 운영위원, 시집 '무지개 웃음' 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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