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천의 이야기
김송포
신갈천의 가을이 깊어간다
무심히 갈대에 눈이 멎을 즈음
구순이 가까워 보이는 노부부가 의자에 앉았다
부부는 십여 분가량 말없이 물을 바라보고 있다
잠시 뒤 할아버지가
"여보, 양평에 있는 두 개 중 하나를 팔아야겠어
하나는 팔아서 치료비로 쓰고
하나는 나 죽은 뒤에 팔아 현금을 마음대로 쓰도록 해
다음 주 부동산에 내놓으러 갑시다"
두세 번 반복하여 다짐한다
할머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갈대는 쓸쓸함을 물에 들킨 것처럼
세차게 일렁거렸다
김송포 1960년 전주 출생, 2013년<시문학> 등단, 저서<부탁해요 곡절 씨>,
현‘성남FM방송’라디오 진행자
일간경기
ilgang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