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서정임
열두 치마폭이다
단맛과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
모두 맛본 자가
최후의 보루처럼 꺼내놓은 처세술이다
그 은밀히 너를 감춘 욕망 속에서
뒤집혔다 엎어졌다 굴려졌다 조여졌다 풀어졌다
반복하는 나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만족과 허기를 구한다
아흔아홉 꼬리를 가진 여우처럼
보이지 않게 나를 요리하는
저 천하의,
나는 오늘도 그 안에 든다
어느 귀골 장대한 사내도 벗어나지 못하는
부드럽고 둥근 저 그물에
발기되는 불안을 풀어놓는다
나도 모르게 길드는 하루가
또다시 펼쳐질
또 다른 하루를 조절한다
서정임 62년 전북 남원 출생, 2006년 '문학.선' 등단, 시집 '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 한국시인협회 작가회의 빈터동인, 계간 힐링문화 편집위원으로 있다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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