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유 자 효
오랜만에 기별이 왔습니다
비바람을 뚫고 젖은 몸으로 가서 만났습니다
살아 있었군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죽은 사람들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젖은 마스크 속에서
웅얼웅얼 몇 마디를 나누고
귀가하기 위하여
다시 비바람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의 실존은 이렇습니다
추위에 떨고 외롭습니다
2미터에 사람 하나씩 서 있습니다
사람을 보면 무섭습니다
사람을 무서워하는
스스로도 무섭습니다
옷을 벗어 말리며
쿨럭 기침 한 번에
와스스 떠는 요즈음
유 자 효 1947년 부산 출생. 한국대표서정시100 '세한도', 시집해설서 '잠들지 않는 밤에 시를 읽었습니다', 번역서 '이사도라 나의 사랑 나의 예술' 출간. 공초문학상 수상. (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장, 지용회장.
키워드
#유자효
일간경기
ilgang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