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단풍

                                             

                                     오종문

당신의 그 치세가 온 나라에 떨칩니다
소문은 끊이지 않아 와글와글 넘칩니다
그러나 듣고 싶은 말 끝내 듣지 못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므로 붙잡을 수 없습니다
눈 맞아 휘둘렸던 일 여전히 설렘니다
그러나 하지 못한 말 그리움에 묻습니다

당신은 파란만장한 시작이자 끝입니다
아니 간결한 생은 절간 같은 삶입니다
그러나 산문 밖 일은 쑥대머리 길입니다

              사진가 신미용 作.
              사진가 신미용 作.

 


 

 

 

 

오종문 1960년 광주시 출생. 1986년 사화집 지금 그리고 여기를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시조집 '오월은 섹스를 한다' '지상의 한 집에 들다' 가사시집 '명옥헌원림 별사'가 있으며, 그 외 '시조로 읽는 삶의 풍경들' '이야기 고사성어'(전3권) 등이 있다. 중앙시조대상, 오늘의 시조문학상, 가람문학상, 한국시조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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