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훈지청 보훈과 박희정

11월 11일 하면 흔히 친구나 연인끼리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는 ‘빼빼로데이’를 떠올리지만, 11월 11일 11시라고 하면 아주 다른 의미가 된다. 

11월 11일 11시 전세계가 부산을 향해 1분 간 묵념을 올리는 국제 추모행사, ‘턴 투워드 부산’.

이런 행사가 왜 부산에서, 11월 11일에 열릴까? 부산에는 한국전쟁으로 전사한 유엔참전용사들이 영면해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이 있다. 또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전사자 추모일로, 미국에서 제대군인의 날(Veterans Day)이자 영연방국의 현충일(Remembrance Day)이다.

즉 ‘턴 투어드 부산’은 부산에 안장되어 있는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향해, 국제인 기준의 현충일인 11월 11일에 추모로 하나가 된다는 뜻을 모아 11시, 1분 간 묵념하는 추모행사다.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Vincent Courtenay)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이듬해인 2008년부터 정부 주관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4년부터는 유엔참전 21개국과 함께하는 국제추모행사로 개최되고 있다.

아직 ‘턴 투워드 부산’이 일반 시민에게는 낯선 탓에 부산 지역 관할 보훈청에서는 11일 추모식에 앞서 3일에 ‘2018 턴 투워드 부산 평화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평화의 빛 점등식, 버스킹, 유엔바로알기 부스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는 68년 전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참전하여, 이곳에서 생을 마친 유엔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모르지 않지만 이분들을 추모하는 기념일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꼭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에 거주하고 있지 않더라도, 세계인의 현충일인 11월 11일에는 유엔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을 향하여 1분간 한마음으로 감사와 위로의 묵념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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