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천시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양승봉

바야흐로 대통령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봄날의 대통령 선거. 대통령 탄핵이라는 희대의 경험을 아무런 폭력 사태없이 우리 국민이 이뤄냈다. 민주정치가 가장 퇴행했던 순간, 가장 귀한 민주주의를 보여주었다. 우리 국민의 승리다. 

여러 기능이 있지만 대표를 선택하고 그 선택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선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이처럼 중요한 선거지만 우리가 보통선거를 경험한 것은 오랜 역사가 아니다. 대한민국 설립이후 우리국민은 6.25 전쟁과 시민혁명, 군사반란, 대통령탄핵 등 참으로 격랑의 세월을 보냈다. 군사독재가 끝나고 수차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지만 결과에 대해 불복과 의혹이 반복해서 제기되었었다. 

당선자가 아닌 낙선자에게 투표를 한 사람이라도 선거과정이 공정했다고 믿으면 결과를 받아들인다. 정이 많고 격정적이기도 한 우리 국민이지만 객관적인 공정성이 확보되면 계속 신뢰를 보낸다. 그런데 그 동안 객관적이어야 할 선거운동시스템을 선거에서 불공정하게 이용한 사람들과 이에 부역하는 사람들이 늘 있어왔고 불신은 누적되었다. 더 이상 퇴행적인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되겠다. 선거과정에서 언론과 공무원, 국가기관은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고 개표과정에서도 공정한 관리가 이루어져야한다. 공정한 선거는 축제의 장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 새로운 분열과 갈등이 싹튼다.     
금번 대통령 선거는 탄핵의 결과다. 민주정치와 법치주의를 철저히 외면한 대통령을 우리국민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끌어내렸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하는 시간이 왔고 오히려 주권자인 국민이 시험대에 들어섰다. 선거불참도 의사표시라고 강변하며 투표는 하지 않은 채 비난만 일삼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과 사회의 이익을 내팽개치는 무책임한 태도다. 수많은 외국 사례와 우리 탄핵과정에서 확인되었듯 선거를 통해 국가를 부흥시키는 지도자를 선출할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악의 선택은 지도자만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선출하거나 그 선출을 방임한 국민에게 더 큰 불행을 선사한다. 스스로의 삶을 위해서라도 선거에 적극 참여해야한다. 

오랫동안 우리 대통령선거는 색깔공세와 지역감정이 당락을 결정했다. 건전한 정책대결보다 원색적인 비난과 감언이 난무해 선거의 진정한 의미는 왜곡되었었다. 잔치가 되어야할 선거가 새로운 분열과 갈등의 원인이 된 것이다. 그런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거과정도 깊은 우려를 자아낸다. 유권자의 건전한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온갖 네거티브가 판을 치고 있다. 상대방을 폄훼하고 비방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네거티브는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선거가 끝나면 낙선자와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당연히 승복을 꺼려한다. 국민화합을 위해서라도 절제와 예의를 갖춘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우리가 감시하고 질책하자 

이제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역사적 시간이 오고 있다.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멋진 대통령을 선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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