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순 (시인 오산시문학회 사무국장)

보살(菩薩)은 보리살타의 준말로 범어로 보디사트바(BodhiSattva)이다. 보디는 우리말로 보리가 되었고 지(智)를 뜻하며, 사트바는 중생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지혜로운 중생이라고 풀이된다. 불교사전에는 큰마음을 내어 불교에 들어오고 사홍서원을 내어 육바라밀을 수행하며, 위로는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일체중생을 교화하여 남과 나를 이롭게 실천하고, 성불하기 위하여 수행에 힘쓰는 이의 총칭으로 풀이되어 있다. 보살은 불사(佛事)를 많이 하거나 불도를 닦아 보리를 구하고, 뭇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다음 가는 지위에 있는 성인(聖人)을 일컫는다. 일반 신자보다 덕이 높고 학식이 많으며 신심(信心)이 돈독해 본받을 점이 많은 신자를 높여서 보살이라고 부른다.

보살 외에도 우바이, 우바새, 청신남, 청신녀, 비구, 비구니, 처사, 법사, 포교사, 법우, 불자라는 호칭이 있는데 우바이, 청신녀는 여자 불교신자를 가리키는 호칭임에도 일반화되지 않았고, 비구는 출가한 남자 스님, 비구니는 여자 스님을 일컬으며, 법우나 불자는 젊은 층의 불교 신자 사이에서 남녀 공통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심이 깊거나 얕거나,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보통 여자 불교 신자를 보살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신당을 차려놓고 굿이나 점사, 또는 부적을 파는 여자 무당(만신)도 때로는 보살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잘못된 호칭이다.

40여 년 전, 보살이란 호칭에 대해 일반인의 인식이 나빴던 적이 있었는데, ‘용하다’는 소문으로 정치인들의 앞날을 점쳐주고 거액의 재산을 갖고 살다가 피살된 서울 용산구의 윤 노파가 보살이란 호칭으로 불리었고, 세칭 ‘손이 큰 여자’로 거액의 돈을 주무르다 쇠고랑을 찬 장(張)모 여인 또한 보살이란 호칭으로 불리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살이 될 수 있으므로 남자 스님이나 여자 스님, 남자 신도나 여자 신도, 누구에게라도 보살이라 부를 수 있다. 단,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행동하여야 하며, 지장보살과 같이 자신은 아직 구제되지 못했더라도 이웃부터 구제하려고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어야 한다.

원각경을 보면 보살은 중생을 위해 몸을 버렸을 때 진리의 몸을 얻고, 자기를 버려 중생과 한 몸이 되는 것이 보살행이라고 했는데, 윤 노파나 장 여인은 돈이나 재산이 많았지 보살행을 하였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보살이라고 불리었던 점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 하겠다.

부처는 자신의 마음속에, 자신을 갈고닦는 수행에 있는 것이지 돌고 도는 돈에 있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 가르침 중에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자등명),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법등명)’가 있다. 땅에서 엎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서는 것과 같이 역경을 지혜와 복덕을 쌓는 계기로 삼아 밝은 생활로 전환하라는 교훈이다. 우리 모두 지혜의 눈을 크게 떠 부처님의 마지막 교훈인 자등명, 법등명을 재조명하고 보살행을 실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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