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양구공정선거지원단 김효희

“엄마! 나 승재가 학교 회장선거에 나간다고 해서 선거운동 해주기로 했어. 후보자 중에서 승재가 제일 회장에 적합한 것 같아”. 얼마 전 학교회장 선거를 한다는 안내문을 본 기억이 났다. “선거운동을 해주는 건 좋은데 운동원들끼리 싸우면 어떡해? 작년에도 싸움이 났잖아...”, “아니 올해는 아이들끼리 서로 놀리지 않기로 했고, 점심시간에 교실 안으로 가지도 않고, 등교시간에 교문 앞에서만 하기로 했어. 그래서 괜찮아.”

나의 걱정스러운 질문에 아이는 단호하게 얘기했다. “그래? 그러면 상대편 후보자 비방하면 안되는건 알지? 승재만 응원 하는거야~~~”, “응. 당연하지. 엄마는 내가 그것도 모를까봐?”

내 우려속에 아이는 1주일동안 매일 8시까지 학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자기 용돈으로 목캔디까지 사먹으면서 열심히 응원을 했다. 비록 목이 쉬고 얼굴도 타고 아침마다 일찍 등교하느라고 몸도 힘들었지만 투표 날 자기친구가 회장이 되자 마치 본인이 된 것처럼 아이는 뛸 뜻이 기뻐했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내가 어른의 관점으로 판단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아이들은 내 생각과는 달리 너무 성숙한 선거를 치르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이의 모습을 보며 이런 활동이 우리 아이에게 건전한 선거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이 우리나라의 선거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날의 선거를 보면 20~30대 청년층의 투표참여율이 적다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아이들처럼 건전한 선거문화를 배우고 익힌다면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들을 위한 투표참여에 인색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공정선거지원단 활동을 하면서 만난 선거운동원들 중에는 청년층들도 있었는데 난 처음 그들을 보고 놀랐다. 왜냐하면 운동원들이 아줌마들이 많은데다 젊은 청년들이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거리에서 율동하면서 선거운동 하는 걸 쑥스러워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주일동안 내가 본 그들의 모습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에 대한 열정을 한가득 안고 선거운동을 너무 즐겁게 하고 있었다. 가끔 지나가는 사람 중에는 욕을 하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푸념을 하기도 하지만 밝은 모습으로 열심히 인사하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미소 띤 얼굴을 발견했다. 그런 모습들을 보니 청년층들의 투표참여를 우려하기만 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벚꽃축제장으로 가서 투표참여홍보를 하면서 모의투표체험활동을 했다. 그곳에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란게 무엇인지 알려주려고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요즘 부모들이 교육열이 강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고사리손으로 투표용지에 직접 도장을 찍고 투표용지를 기표함에 넣도록 하면서 투표참여까지 시켜보는 모습을 보니 그 아이들이 자라면 부모와 함께했던 좋은 기억과 함께 선거와 투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질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다.

이번 대선은 5월 연휴기간 중에 치러져서 투표참여율이 낮을 수도 있다는 걱정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신분증만 있으면 사전투표기간(5. 4.~ 5. 5.)에 전국에 있는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는 방법이 있으니 이곳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 청년층이나 자신의 아이에게 투표에 대해서 알려주는 부모들이 있는 한 투표참여율이 그리 낮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투표는 민주주의 시대에 중요한 권리이다. "나 한명 투표 안하면 어때?"라는 생각이 우리나라전체의 운명을 바꿀수도 있다는 그 권리를 잘 행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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