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남 "정당·지역구 옮긴 정치인 기대할 수 없어" vs 손학규 "팔달은 마지막 지역구, 힘있는 정치인 필요"

▲ 7·30재보궐 수원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이 23일 합동으로 지역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왼쪽 사진 왼쪽부터)새누리당 정미경(수원을), 임태희(수원정), 김용남(수원병) 후보가 이날 수원시 영통구 임태희 후보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수원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 왼쪽부터)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수원을), 손학규(수원병), 박광온(수원정) 후보가 이날 수원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 후보 공동정책공약 발표회에서 공동공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일간경기=연합뉴스)

7·30 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24일 수원병 선거구(팔달)는 선거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차분했다.

언론에서는 경기지사와 야당 대표를 역임한 정치거물 손학규(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검사출신 정치신인 김용남 후보(새누리당)의 접전을 화제 삼아 연일 보도하지만 지역에서는 정작 이런 분위기를 체감하기 어렵다.

무더위와 폭우 탓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지역상권이 위축되면서 경제가 크게 침체됐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팔달구는 수원화성의 안팎을 끼고 있는 지역으로 아파트보다는 단독·다가구주택이 많고 수원의 전통시장 22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있을 만큼 자영업자와 토박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한다.

10년 전 수원역 민자역사에 애경백화점(현 AK플라자)이 입점한 이래 큰 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다음 달 롯데몰 수원역점 개점을 앞두고 모두 문을 닫아 걸고 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계획하는 등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이 때문인지 지동, 남문, 역전 등 시장 곳곳에는 후보 선거홍보물보다 롯데나 애경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야권 대권주자 손학규 후보가 정치신인 김용남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거나 오히려 역전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 공천을 둘러싼 잡음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원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공고한 새누리당 지지세 때문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행궁동, 매교동, 화서동 등 팔달구 10개 동과 권선구 서둔동을 포함 모두 11개 동으로 구성된 수원병 선거구는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지사와 남 지사의 부친 고(故) 남평우 의원이 무려 22년 간 수성한 여당 텃밭이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4차례 총선에서 남경필 지사는 48.9%, 49%, 64.1%, 50.3%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수원에서 가장 보수적이면서 토박이가 가장 많이 거주해 '토박이 정서' 강한 게 한 몫을 했다.

역전시장에서 만난 상인 한모(50)씨는 "도지사를 했으면 무엇하냐"며 "당도 버리고 서울로, 분당으로 돌고 돌아서 다시 수원으로 왔는데 그런 후보를 과연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또 다른 상인은 "힘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침체 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며 "남 지사 부자가 20여년 간 해놓은 게 과연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손 후보는 휴가철에 이뤄지는 선거인 만큼 부동층과 20∼40대 젊은 층 투표율이 승패의 관건으로 보고 당 지도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나 홀로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비가 오는 가운데 수행원 몇 명과 함께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스포츠센터를 찾은 손 후보는 잦은 지역구 이전 문제와 관련, "팔달은 (손학규) 정치인생의 마지막 지역구"라며 "낙후된 팔달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도지사와 당 대표를 역임한 힘있는 정치인, 손학규가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또 "도지사 재직 당시 광교 테크노밸리, 광교신도시, 수원화성 정비사업, 수원역 교통개선사업 등 수원의 굵직한 현안을 해결했다"면서 "정조대왕의 개혁정신이 살아 숨쉬는 팔달구 주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김용남 후보 측의 '철세론' 공세에 대해 '네거티브에는 미래가 없다'는 남경필 지사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번 선거는 시의원이나 도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닌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고 파탄 난 민생을 되살릴 수 있는 힘있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반면 40대 패기를 앞세운 김용남 후보는 손 후보와 대결을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의 한판 대결로 규정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그는 팔달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진정한 '수원의 아들'임을 강조하며 지역 토박이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김 후보는 "도지사를 끝낸 직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서울 종로에서 국회의원 출마한 뒤 분당을 거쳐 수원병에서 다시 출마하셨다"며 "선거를 위해 갑자기 내려온 후보, 정당과 지역구를 여기저기 옮겨 다닌 후보에게 원칙과 소신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손 후보가 인지도면에서는 월등히 앞서는 것은 사실이나 유권자들은 '수원사람'이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서 "수원에서 나고 수원에서 자란, 수원을 지킬 김용남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임미숙 후보는 '26년 유일한 팔달사람', 정의당 이정미 후보는 '야권혁신과 팔달의 변화'를 강조하며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무소속 강방원·이계종 후보는 '지역일꾼'과 '참정치'를 각각 강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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