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타이푼, 최초로 한반도 전개

▲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한ㆍ미ㆍ영 공군 연합훈련 '무적의 방패 훈련'에서 스티븐 힐리어 영국 공군참모총장(왼쪽부터), 원인철 공군작전사령관, 토마스 버거슨 미7공군사령관이 성명을 발표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8일 오전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 형태가 다른 전투기 4대가 편대를 이뤄 나타났다.

한국 공군의 F-15K가 선두에 섰고 왼쪽에 영국 공군의 타이푼, 오른쪽에 미국 공군의 F-16 2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저공비행으로 오산 기지 상공을 횡단했다.

이번 비행은 한국과 미국, 영국의 3국 공군이 지난 4일부터 한반도 상공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합 공중훈련 '무적의 방패(Invincible Shield)'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7일까지는 훈련 브리핑과 지형 숙지 등이 진행됐고 이날부터 10일까지 본격적인 훈련이 실시된다.

우리 공군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 이외의 국가와 국내에서 공중전투기동 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훈련에는 영국 왕립공군 제2대대 소속 유로파이터 타이푼 4대가 C-17 수송기와 A330 MRTT 공중급유기, 200여 명의 장병과 함께 참가했다. 유럽을 대표하는 다목적 전투기인 타이푼이 한반도에 전개된 것도 최초다.

타이푼은 최고속도가 초음속인 '마하 2'에 달하고 장거리 공대지유도미사일 '타우러스'를 포함한 정밀유도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4대의 타이푼은 무장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에서 영국 타이푼은 적의 공중공격에 대응하는 방어능력을 제공하고, 한미 공군은 적의 주요 표적을 공격하는 항공차단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훈련에 참여한 11전투비행단의 권해빈 소령은 "적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훈련을 통해 한국과 미국, 영국 등 3국 간 연합작전능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격훈련은 실사격으로 이뤄지지는 않고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된다고 우리 공군 관계자가 전했다.

영국 측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규약에 기반한 국제체제 유지에 대한 공약을 확실히하고자 이 훈련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영국 공군 2대대 소속 로저 엘리엇 중령은 "영국은 유엔 전력제공국 중 하나로서 한반도 평화수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훈련이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있는 현 안보 상황과는 관계가 없다고 영국 공군은 선을 그었다.

원인철 공군작전사령관(중장)은 오산 비행장 활주로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최초로 실시되는 한미영 공군의 연합훈련은 한미영 공군의 연합항공작전 능력 향상은 물론 영국 공군과의 군사협력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티븐 힐리어 영국 공군 참모총장(대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한국과 영국 왕립공군간의 관계가 발전할 것이며 우호 및 협력을 증진하는 양국 공군의 모습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토머스 버거슨 미 7공군 사령관(중장)은 "한반도 수호를 위해 유능하고 자랑스러운 한국 및 영국 공군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지역안정을 해치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들을 철통같은 한미동맹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공군은 앞서 지난달 11∼20일 말레이시아에서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 등과,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는 일본에서 일본·미국과 각각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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