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국가대표로 대회에 나가는 것은 처음이라 더 의미가 있어요."

20세 이하(U-20) 여자 축구 국가대표인 김우리(20), 김두리(20·이상 울산과학대)에게는 2014 U-20 여자월드컵이 남다른 의미가 있다.

쌍둥이 자매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단 첫 대회이기 때문이다.

22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언니 김우리는 "2012년 U-20 팀에는 내가 최종에서 떨어졌고 2013년 U-19 대표팀에서는 둘 다 최종 명단에 들고도 두리가 출국 하루 전에 다쳐서 못 갔다"며 "같이 대회에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김우리와 두리는 8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U-20 여자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오른쪽, 왼쪽 수비를 책임질 재목이다.

동생인 두리가 일주일 먼저 축구를 시작했고 언니도 뒤따라 선수의 길을 밟았다.

김우리는 "처음에는 부모님이 반대했는데 지금은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신다"며 "아빠는 매일 경기에 따라다닌다"고 웃었다.

아무래도 일란성이다 보니 동료, 코치진들도 둘을 구분하는 데 애를 먹을 터.

김두리는 "국내에서는 아직도 우릴 많이 헷갈린다"며 "그래도 동료는 이제 우릴 다 알아본다"고 말했다.

김우리는 "난 지금 앞머리가 없고 두리는 있는데 엄마는 대표팀 훈련 전에 똑같이 자르고 가라고 하셨다"며 "엄마는 아직도 사진도 같이 찍고 축구화도 똑같이 신으라고 하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우리와 두리가 나란히 대표로 발탁될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10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십 최종에서 부상으로 낙마한 김두리는 "집에 가서 내내 울었다"며 "학교 갈 때도 울 정도였다"고 아픈 기억을 더듬었다.

홀로 대표팀에 간 언니 김우리 역시 "대표팀 버스에서 동생에게 인사하는 데 막 눈물이 나더라"라고 자기 일처럼 아팠다고 털어놨다.

몇 차례 아픔을 지니고서 둘이 나란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자 누구보다 부모님이 좋아했다고 하셨다.

김두리는 "부모님이 많이 자랑스러워하셨다"며 "같이 최종 명단으로 간 게 처음이니까 다치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호흡이 잘 맞느냐는 말에는 언니인 김우리가 동생에게 혼나는 처지라고 전했다.

김우리는 "원래 팀에서 미드필드나 공격수를 보는데 여기서 수비를 보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두리가 날 많이 혼낸다"고 고백했다.

여자월드컵에 임하는 부담감은 둘 다 똑같은 모양이었다.

김우리는 "작년에 아시아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이슈가 많이 되다 보니 우승 부담감이 크다"고 했다. 김두리 역시 "아시아 우승팀인데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감독님께 책임이 갈 것 같아서 부담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래도 김우리는 "단연 우승이 목표"라고 했다.

김두리 역시 "물론 우승하고 싶다"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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