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도하 회의에서 확정…한국의 11번째 세계유산 예고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남한산성에 대해 실사를 벌인 결과 '등재(Inscribe)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문화재청이 29일 밝혔다.


등재 권고가 되면 이변이 없는 한 그 해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남한산성은 돌출 변수가 없는 한 등재가 확실시된다.


남한산성은 오는 6월 15~25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리는 제3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한산성이 등재되면 한국은 모두 11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과 개성역사유적지구, 그리고 중국 동북지방 일대의 고구려 유적을 합치면 한국사 관련 세계유산은 14건이 된다.
이코모스 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남한산성은 세계유산이 되기 위한 조건 중 등재 기준 (ⅱ)와 (ⅳ)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재기준 (ii)는 "특정 기간과 문화권 내 건축이나 기술 발전, 도시 계획 등에서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의 증거"가 되며, 등재기준 (iv)는 "인류 역사의 중요 단계를 보여주는 건물, 건축, 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탁월한 사례"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남한산성은 동아시아에서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로서의 군사유산이면서,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전술의 시대별 층위가 결집된 초대형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라는 점 등이 세계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포곡식이란 계곡을 감싸고 축성된 산성을 말한다.


또 효과적인 법적 보호 체계와 보존 정책을 비롯해 현장에서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코모스는 세계유산 등재 신청 유산에 대해 신청서 심사와 현지 실사를 통해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4가지 요건, 다시 말해 ▲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 완전성(Integrity) ▲ 진정성(Authenticity) ▲ 보존관리 체계를 충족하는지를 심사하고 등재 가능성을 판단해 유네스코에 최종 평가서를 제출한다.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장 이혜은 동국대 교수는 "남산산성은 일상적인 왕궁과는 별개 산성이면서도 병자호란 때는 왕이 일상적으로 거주한 왕궁이라는 '비상 왕궁'(emergency palace)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본다"면서 "이런 산성은 세계적으로 남한산성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나아가 남한산성은 왕궁과 관련된 시설을 갖췄으며, 또한 축조와 운용 과정에 사찰과 승려가 동원된 점에서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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