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성악과 실기시험 지정곡 목록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학교수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단독 배성중 부장판사는 12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무상 기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성악과 전 교수 최모 피고인에게 징역 5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배 부장판사는 "증거에 비춰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국민의 최대관심사인 대학입시에서 공정성은 중요한 가치인데 피고인이 지위를 망각하고 실기시험 지정곡을 유출해 공정경쟁과 기회균등을 훼손하고 입시의 신뢰를 추락한 점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최씨는 한예종 교수로 재직하던 지난해 3월 2016학년도 성악과 입시 실기시험 지정곡 10곡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제자이자 개인레슨 강사인 이모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전달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이들 지정곡 목록을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제자와 동료강사 등 2명에게 건넸다.

지정곡 유출 및 유포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은 학교 조사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입시 전에 유출 사실을 인지한 한예종은 시험일정을 한 달 연기하고 시험방식을 지정곡 심사에서 자유곡 심사로 변경해 입시를 치렀다.

한예종은 지난해 12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최씨를 교수직에서 해임했다.

국제 콩쿠르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바리토너인 최씨는 법정에서 "지정곡 목록이 이미 공지된 줄로 생각해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자(이씨)에게 입시패턴에 대한 정보를 주고자 전달한 것일 뿐 별다른 의도가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8월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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