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축제 참여 관변단체들, 봉사보다 잿밥에 눈독

구리시 관변단체들이 시 축제행사에서 배정받은 음식물매장(음식판매부스)을 장돌림들에게 전대해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는 십수년 전부터 축제 행사장을 찾는 방문자들의 먹거리 제공을 위해 음식매장을 운영하면서 시 관변단체에게 음식물부스 사용 우선권을 부여했다. 이는 이들 단체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단체가 아니라 봉사를 우선하는 단체이기에 시가 판매 이익금을 봉사단체 운영에 사용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추진한 배려이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 참여한 8개 단체 중 새마을지회, 적십자봉사회를 제외한 6개 단체들은 단체 회원들의 운영이 아니라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일명 장돌림들에게 전대해 본래 목적인 봉사보다는 잿밥에만 눈이 어두워 범법행위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축제 주최측인 시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한강둔치공원에서 펼쳐진 ‘16회 구리코스모스 축제’에 20만 명 이상의 상추객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 축제기간에 100개 부스를 마련한 후 새마을지회 자유총연맹 적십자봉사회 등 3개 국민운동단체, 상이군경회, 고엽제전우회 등 2개 보훈단체, 한마음봉사회 기도순찰대 등 2개 일반단체, 지체장해 1개 단체 등 총 8개 단체를 선정해 운영을 맡겼으며 식사류를 취급하는 단체는 450만 원, 스낵을 취급하는 단체는 350만의 부스사용료(부스설치비, 집기임대료 등)를 배당했다.   

시는 이들 단체들을 선정할 당시 위법인 전대행위 등을 하지 못하도록 수차례 독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마치 약속이나 했듯 운영에 나선 대부분의 단체들은 음식부스를 전대해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결과 축제가 시작된 지난 23일 저녁, 음식부스의 운영 주체를 확인해 본 결과 새마을지회와 적십자봉사회만 회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으며 나머지 부스들은 단체회원 한 두 명만  계산대에 배치돼 있을 뿐 음식을 준비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은 모두 장돌림들이었다. 이 단체들은 시가 제공한 부스를 다른 곳에 넘기고 돈만 챙기는 이른바 노력도 안하고 이익만 따먹는 전대행위를 하고 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축제장에서 통용되는 것은 오로지 현금, 유가증권인 티켓이나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계산하는 시민들은 화성인 취급을 받아야만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런 전대행위에 대한 심각성은 느끼고 있으며 차후 행사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축제 기간 중 지역 상권은 그야말로 초죽음이다. 마지못해 맛도 없고 음식값도 비싼 축제장의 음식을 먹고 있자니 화가 난다. 차라리 지역의 유명한 식당을 선별해 음식 부스를 제공하면 지역경제도 살리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텐데…시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은 “전매나 전대행위는 엄연한 위법행위다. 신성한 단체들이 노력은 안하고 손  쉬운 이익만 추구한다면 단체의 존재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시는 이러한 단체들을 철저히 가려내 혜택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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