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가 선박 안전과 직결되는 선령(船齡) 통계마저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통계청과 해양수산부의 선령별 선종별 등록선박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당국에 등록된 여객선 224척 중 선령이 30년을 넘긴 선박이 7대 남아 있다.

30년을 넘긴 여객선 7척이 여전히 폐선되지 않은 채 어느 연안 여객항로에서 운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행 해운법은 여객선의 사용 연한을 3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선령을 제한하는 것이다.

선박이 진수한 날부터 경과한 기간을 의미하는 선령은 선박의 기능과 안전성을 판단하는 중요 기준으로 해운시장에서는 관례적으로 5년 이내를 신선(新船), 20년 이내를 중고선(中古船), 20년 이상을 고선(古船)으로 구분한다.

30~35년 된 여객선은 4대로 총 433t, 35년 이상 된 여객선이 3대로 483t이다.

주무부처인 해수부와 선박에 대한 감시·감독 업무를 일부 수행하는 한국해운협회 어느 곳도 30년을 넘긴 여객선 7척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령 통계는 해운조합이 관리하는 통계로 해수부에서 일일이 챙길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등록 선박과 운행 선박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조합 관계자는 "현재 운행 중인 여객선 중에는 30년을 넘긴 선박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통계상에 등장한 30년이 넘은 여객선 7척의 존재를 우리는 모른다"고 말했다.

화물선과 유조선, 예선, 부선 등 등록 선박을 모두 합치면 30~35년된 선박은 774대, 35년 이상 된 선박은 1천221대가 등록 상태로 남아 있다.

해운조합이 지난해 제시한 연안여객선 업체 현황 역시 의문 부호가 찍혀 있다.

해운조합은 2011년말 기준으로 23척이던 21년 이상 선령 선박이 2012년에 39척으로, 16~20년 선령 선박은 46척에서 61척으로 급증했다고 집계했다.

이런 수치는 해수부가 2009년 해운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여객선 사용 연한을 25년으로 30년으로 늘리면서 오래된 선박이 크게 늘었다는 근거로 활용됐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수치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면서 "개별 선박에 대한 대조작업을 거쳐 통계의 적실성을 다시 한번 따져볼 것"이라고 답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연식이 오래되면 사고 확률이 높아지듯이 선령이 오래되면 배의 사고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여객선은 많은 사람을 수송하는 만큼 선령 관리가 더 엄격하게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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