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야구부원들에게 급우들로부터 수업태도 평가서를 받아오라고 지시해 논란이 된 중학교 교장이 결국 직위해제됐다.

17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천교육지원청은 학부모들의 요구로 지난달 3일부터 지난 11일까지 A중학교 김모 교장의 학교운영 전반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12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이천교육청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도교육청에 김 교장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감사결과 김 교장은 지난해 학교 내 야구부원들에게 매 시간 교과수업을 들은 뒤 같은 반 친구들에게 수업태도를 평가받아 교장실에 제출하도록 하는 등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학생들과 학부모는 물론 교직원들의 증언으로 확인됐다.

김 교장은 이에 대해 '교육적 차원에서 했던 것이지 인권침해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 교장은 야구부 운영을 두고 학생,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야구부 소속 학생들이 '학교장이 독단적으로 야구부 폐쇄를 운운한다'며 한때 등교거부 운동을 벌이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이 나서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 업무추진비 등을 부당하게 집행한 정황도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관련 법률에 따라 김 교장을 일단 직위해제하고 절차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처분할 계획이다.

이천교육청 관계자는 "여러 방법으로 중재에 나섰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학교장에 대한 학부모들의 제보가 잇따라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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