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승객 33명 상대로 당시 상황 조사

 구호장비 검사업체 2곳도 압수수색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 사고 당시 신고를 받은 해경과 119상황실을 압수수색하고 '근무 태만'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합동수사본부는 28일 오전 10시 30분께 전남 목포해경에 수사관 7명을 보내 상황실 근무 일지와 교신 녹음물 등을 압수했다.

목포해경은 최초 신고 학생에게 일반인으로서는 알기 어려운 위도와 경도 등을 물어 구조 작업에 나서기까지 시간을 허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본부는 확보한 자료를 분석, 근무를 소홀히 했는지, 신고를 받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수사본부는 이날 단원고 2학년 최덕하(18)군으로부터 최초 신고를 받은 전남도 소방본부 119상황실도 압수수색했다.

사고 당일 오전 8시 52분 최군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119상황실은 2분 뒤 해경에 사고 사실을 알렸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사본부는 해경과 119상황실 외에도 구호장비 검사 업체 2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해경은 5시간, 119상황실은 2시간이 걸려 다소 차이가 있었다.

또 전날까지 해경이 관할하는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제주 VTS를 잇달아 압수수색하고 해경과의 연계 체계, 비상 상황 시 대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

두 관제센터가 세월호의 급격한 방향 전환 등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한 이유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진도 VTS 항적 자료에서 동일한 시간대(16일 오전 8시 48분 37초∼49분 13초) AIS 신호가 나타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해경이 포함된 합동수사본부가 해경을 상대로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수사본부는 전날 검찰에 송치된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 3명을 상대로 사고 당시 행적 등을 조사 중이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해경의 '근무 태만'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마친 수사관들이 압수한 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고 당시 휴가 중이었선 본 선장 신모(47)씨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대리 선장으로 신씨를 대신해 세월호를 운항했다.

수사본부는 또 청해진해운 안전 관리 관계자 12명과 화물 고박, 증톤, 설계·시공, 안전 검사 관계자 등 2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또 생존한 승객 154명 가운데 단원고 학생을 제외한 일반인 승객 33명을 불러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의 전문성을 위해 전문조사자문위원을 위촉, 수사에 참여시켰다.

수사본부는 일부 승무원이 특정 종교와 연관된 사실과 세월호를 탈출하기 전 청해진해운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고와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승무원과 승객들의 카카오톡을 확보해 분석 중인 수사본부는 단원고 학생이 오전 10시 17분 보낸 메시지가 마지막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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