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승부차기 실축…아르헨 또 '준우승 징크스'

칠레가 2016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칠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대회 마지막 날 결승전 아르헨티나(1위)와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1년 전 자국에서 열린 같은 대회 결승에서도 득점 없이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를 4-1로 제압한 칠레는 2년 연속 아메리카 대륙 최강자 자리를 지켰다.

반면 1993년 에콰도르 대회 이후 23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정상 탈환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또 최근 5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4번 하는 지독한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리게 됐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는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왔으나 공을 허공으로 날려 보내며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칠레의 에두아르도 바르가스(호펜하임)는 이 대회에서 6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또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은 칠레의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에게 돌아갔고, 최고 수문장인 골든 글로브 역시 칠레의 클라우디오 브라보(FC바르셀로나) 차지가 됐다.

전반에 한 명씩 레드카드를 받아 양 팀 모두 10명으로 연장전까지 120분을 소화하는 말 그대로 '혈투'였다.

기선을 잡은 쪽은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에베르 바네가(세비야)가 기습적인 중거리포를 시도하며 칠레 골문을 위협했다.

또 전반 21분에는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이 상대 수비수의 백패스를 가로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과인의 슛은 골문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면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8만여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3분 뒤에는 메시가 페널티 지역 밖에서 시도한 프리킥을 니콜라스 오타멘디(맨체스터시티)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 옆 그물을 때렸다.

아르헨티나의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전반 28분에는 칠레의 마르셀루 디아스(셀타비고)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아르헨티나가 1년 전 패배의 아픔을 되갚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전반 43분 아르헨티나의 마르코스 로호(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백태클을 하다가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칠레의 수적인 열세가 10-10으로 팽팽해지자 후반 들어서는 칠레의 공세가 더욱 빛을 발했다.

후반 19분에는 공격수 4명이 역습에 한꺼번에 나서는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후반 35분에는 바르가스의 오른발 슈팅이 아르헨티나 골문을 위협했다.

아르헨티나도 맥없이 있지는 않았다.

후반 39분 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시티)의 오른발 슛, 후반 추가 시간에는 메시가 하프라인부터 공을 몰고 들어가 왼발 중거리포를 날리며 맞섰다.

0-0으로 접어든 연장전에서는 두 팀이 나란히 결정적인 헤딩슛 상황을 만들어냈다.

연장 전반 9분 칠레의 바르가스가 에드손 푸치(네카사)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아르헨티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또 1분 뒤에는 반대로 아르헨티나 아궤로의 헤딩슛을 칠레 골키퍼 브라보가 가까스로 쳐냈다.

결국, 1년 만에 다시 맞서게 된 승부차기.

두 팀의 1번 키커들이 모두 실축을 했다.

칠레 1번 키커 아르투로 비달(바이에른 뮌헨)의 오른발 슛이 아르헨티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막혔고, 아르헨티나의 1번 키커 메시의 슛은 허공을 갈랐다.

이후 2번, 3번 키커들은 모두 슛을 성공했고 이어진 4번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칠레의 4번 키커 장 보세주르(콜로콜로)의 왼발 슛이 골문을 가른 반면 아르헨티나는 루카스 빌리아(라치오)의 오른발 슛이 칠레 골키퍼에 막혔다.

결국 칠레 5번 키커인 프란시스코 시우바(치아파스)의 슛이 들어가면서 2년 연속 칠레의 우승이 확정됐다.

올해 대회는 1916년 창설된 코파 아메리카의 100주년을 기념해 남미와 북중미연맹 소속 국가들이 한데 모여 열렸다. 2019년 대회는 브라질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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