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령의 사랑을 담은 벽오동 열매는 낭자의 집으로 날아가

전라도 어느 고을에 문씨 성을 가진 총각이 있었다.

어릴 때 부모가 모두 돌아가셨으며 의지할 친척마저 없었으므로 이웃 마을에 사는 김 진사 집에 들어가 심부름을 하며 머슴 노릇을 하며 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집에는 문도령과 동갑 내기 예쁜 딸이 있었다.마음씨 착한 김 진사의 딸 분선이는 이 불쌍한 문도령을 가엾게 생각해 늘 마음을 써 주었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몰래 감추어 문도령에게 주었다.문도령의 마음은 어느덧 분선이를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변해 날마다 분선이를 사모하는 공상 속에서 온갖 아름다운 꿈을 꽃 피우면서 살아갔다.

그런데 분선이가 18살이 되자 이웃 마을에 사는 최진사 집 둘째 아들과 정혼하고 이내 혼례를 치룬 다음 최진사 집으로 시집을 가고 말았다.

한마디 말도 못하고 가슴속에 담아 온 문도령이지만 그 간절한 사랑은 어디다 비길 수도 없을 정도로 깊었고 간절했다.

분선이가 시집을 간 날부터 문도령은 시름시름 앓다가 그만 상사병으로 죽고 말았다. 죽을 때, 문도령은 자기를 분선이 아가씨 집이 잘 보이는 양지바른 언덕 위에 묻어 달라고 유언하여 동네 사람들은 그렇게 해 주었다.

그 후 문도령의 무덤에서는 키가 큰 벽오동이 한 그루 나서 해마다 가을이 되면 문도령의 사랑과 눈물을 담은 열매가 맺혀 분선이가 사는 집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갈씨 가문의 뿌리= 어느 시골의 한 노인이 산에서 약초를 캐며 살아가고 있었다.이런저런 약초를 캐어 팔기도 하고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기도 했다.
어느 날 산속으로 한 소년이 숨어들어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갈씨 집안의 외아들인데 아버지가 반역자로 모함을 받아 집안이 몰살 위기에 처해 대라도 이을 생각으로 외아들을 산속으로 피신시킨 것이었다.

노인은 자기만이 아는 동굴에다 이 소년을 피신시키고 음식을 날라다주며 보살폈다.세월이 흘러 세상이 조용해지자 노인은 소년에게 이제 집으로돌아갈 것을 권했지만 소년은 "집으로 돌아가도 혈육도 재산도 없으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애원해 두 사람은 같이 살게 됐다.

노인은 세상은 떠났고 이 소년은 장성해 노인이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런데 어느 날 열과 갈증이 나고 설사가 심한 환자가 찾아와 약을 지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노인이 하던대로 산에 올라 약초를 캐주었다.환자는 그 약초를 먹고 완쾌됐다. 환자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 약초의 이름을 물었다. 

그는 한참 생각끝에 "내가 갈씨 가문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산 속에 남아 캐냈으니 '갈근'이라고 하자"며 임시변통으로 명칭을 둘러댔다. 그래서 칡뿌리를 '갈근'이라 부르게 됐다.

뽕나무의 신통한 이야기= 옛날에 효자라 칭찬이 자자한 젊은이가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병이 나 좋다는 약은 다 구해다 써보았지만 낫지 않고 심해져갔다.

그러던 중 도사가 나타나 100년 묵은 거북을 삶아먹으면 낫는다 해 효자는 바닷가로 나가 100년 묵은 거북을 찾아 헤메었으나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이 모습을 내려다 보던 하늘에서 아주 오랫동안 살아온 거북이 한 마리를 물 밖으로 내보냈다.

마침 바닷가를 헤메던 효자는 이 거북을 얼른 잡아 지게에 지고 집으로 향했던 중 어찌나 크고 무겁든지 쉴 곳을 찾았다.

마침 언덕에 쉴만한 나무 그늘이 있어서 잠시 쉬고 있었다 “여보게 젊은이, 나를 잡아가도 소용이 없다네, 왜냐하면 나는 수백년 살아온 영험으로 아무리 삶아도 죽지도 않고 삶아지지도 않을 걸세.”

거북이 말을 하며 자랑을 늘어놓는 것이었다.그 순간 그늘을 만들어주던 뽕나무가 한 마디 거들었다.

“허 이놈보게, 몰라도 한창 모르고 있네, 네 놈이 아무리 발버둥쳐보라지 천년의 정기를 먹고 살아온 뽕나무인 나로 불을 지피면 네 놈은 한 시간도 못되어 뼈도없이 고아질걸 허,허,허,”이런 말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효자는 땀을 식힌 후 거북을 지고 집에 와곧바로 거북이를 잘 씻은 후 큰 가마솥에 넣고 불을 지펴 고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북의 말대로 도무지 삶아지지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것이었다. 효자는 낭패한 얼굴로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하더니 도끼를 들고

거북을 내려놓고 쉬었던 그 언덕에 올라 그늘을 만들고 있는 그 나무를 찍어와서 불을 때었다.그랬더니 지금껏 죽지도 않고 애를 먹이든 거북이는 순식간에 뼈까지 고아져 아주 먹기 좋은 거북탕이 되었다.

이 거북탕을 먹은 아버지는 쾌차하였고 그 후 뽕나무는 신통한 나무로 여겨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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