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 최강전과 챔피언결정전 석권

▲ 지난 2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6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이 전주 KCC에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제공)

2015-2016 KCC 프로농구가 29일 고양 오리온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7개월 열전을 마무리했다. 

예년보다 1개월 빠른 지난해 9월에 개막한 2015-2016시즌 프로농구는 오리온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전주 KCC의 정규리그 1위, 김주성의 1천 블록슛 달성 등 풍성한 기록과 이야깃거리를 남긴 가운데 막을 내렸다. 

다양한 화제속에도 올해 프로농구의 주인공은 역시 오리온이었다. 

비시즌에 문태종을 영입하고 국내 무대에서 실력이 검증된 애런 헤인즈를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오리온은 지난해 8월에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까지 시즌 2관왕에 올랐다. 

2003년 여수 코리아텐더 감독으로 프로 사령탑에 데뷔한 추일승 감독의 지도 아래 오리온은 이승현, 문태종, 김동욱, 허일영, 최진수, 장재석, 헤인즈, 전정규 등 풍부한 포워드진을 앞세워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지난 시즌까지 약점으로 지적됐던 가드 자리에는 외국인 선수 조 잭슨을 선발해 이번 시즌 최고의 '히트작'으로 만들었으며 이현민과 한호빈, 정재홍 등이 뒤를 받쳤다. 

시즌 초반 1,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헤인즈가 독식하며 오리온은 18승3패까지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헤인즈가 무릎을 다치면서 오리온의 발걸음이 주춤했고 이때 치고 나온 것은 리그 4연패에 도전했던 울산 모비스였다. 

최근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을 휩쓴 모비스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서울 삼성으로 이적하고 1라운드에서 뽑은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팀을 떠나 약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만수' 유재학 감독이 만들어놓은 조직력에 양동근, 함지훈이 제 기량을 발휘하고 전준범, 송창용, 천대현 등 식스맨들이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이며 정규리그 중반 이후로는 단독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정규리그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정규리그 1위팀 KCC였다. 

'초보 사령탑' 추승균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KCC는 리그 중반까지 5할 승률을 넘나드는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2월 허버트 힐(203㎝)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막판 스퍼트에 나섰다. 

하승진(221㎝)과 힐의 '더블 포스트'에 걸출한 개인기를 갖춘 안드레 에밋이 상대편 코트를 휘저은 KCC는 결국 정규리그 마지막 12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극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는 오리온의 기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오리온은 부상으로 약 2개월 넘게 결장했던 헤인즈가 돌아왔고, 헤인즈가 없을 때 '에이스'로 성장한 잭슨이 종횡무진 활약하며 6강 플레이오프부터 원주 동부, 모비스, KCC를 차례로 돌려세웠다. 

프로 2년차 포워드 이승현은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되며 'KBL 두목'이 되겠다던 신인 드래프트 때의 약속을 지켰다. 

의미 있는 개인기록도 이번 시즌에 세워졌다. 

먼저 헤인즈는 이번 시즌까지 정규리그 개인통산 7천355득점을 기록, 조니 맥도웰(전 모비스)이 갖고 있던 외국인 선수 최다 득점 기록(7천77점)을 경신했다. 

또 동부 김주성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1천 블록슛을 달성했다. 김주성에 이은 통산 블록슛 2위는 은퇴한 서장훈의 463개라 김주성의 기록은 한동안 깨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즌부터 도입한 단신 외국인 선수 제도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들었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은 무조건 키 193㎝ 이하로 뽑도록 한 새로운 규정에 따라 잭슨과 에밋 등 탁월한 개인기를 갖춘 선수들이 국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또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뛸 수 있는 쿼터를 2,3쿼터로 확대하면서 정규리그 평균 득점이 지난 시즌 74.6점에서 78.8점으로 상승했다. 

다만 정규리그 관중이 93만7천267명(평균 3천471명)으로 지난 시즌 104만3천515명(평균 3천865명)에 비해 줄어든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2년 전인 2013-2014시즌에는 정규리그 관중이 118만 388명(평균 4천372명)이었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까지 더해 총 관중은 102만1천381명(평균 3천522명)을 기록했다. 

KBL은 이번 시즌 관중 감소 원인 가운데 하나가 예년보다 이른 9월 개막에도 있다고 판단, 2016-2017시즌 개막은 10월22일에 하기로 했다. 

프로농구는 5월 자유계약선수(FA) 협상 등 '에어컨 리그'를 거쳐 2016-2017시즌 다시 팬들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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