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공개 살포"…파주 안보관광지 상인회 "적극 저지"

(연합뉴스 제공)

탈북자 단체가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시한이 다가오면서 파주 접경지 주민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4일 한 언론지와 통화에서 '천안함 6주년'인 오는 26일 파주시 임진각에서 보수단체 국민행동본부와 함께 대북전단을 살포할 예정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앞서 지난 21일에도 "천안함 6주기를 시작으로 앞으로 3개월 동안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한 정권에 핵 폐기를 요구하는 전단 1천만 장을 날려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에 따라 26일 이후에도 풍향이 좋은 날을 골라 비공개로 대북전단을 살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대북전단 살포 움직임을 지켜보는 접경지 주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북한이 2014년 10월 10일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대북전단이 뿌려지자 풍선을 향해 13.5mm 고사총을 10여 차례 발포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철책에서 1.5㎞ 떨어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중면사무소 옆 민방공대피소에 실탄이 떨어져 놀란 기억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전단 살포 재개 움직임에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의 이런 불안감은 안전도 안전이지만 당장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에서 나온다. 가뜩이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관광객이 급감한 상태에서 전단까지 살포될 경우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파주지역 안보관광지인 임진각 상인회와 오두산 통일전망대 앞 맛고을번영회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순한 임진각상인회장은 "탈북자 단체가 임진각에서 북으로 풍선을 날려 보낸다고 하니 벌써 장사가 안 된다"고 불만의 소리를 냈다.

그는 "탈북자 단체가 임진각에서 풍선을 띄우면 관광객이 찾지를 않는다"며 "임진각처럼 공개된 장소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조용히 행사를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통일동산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맛고을 김은주(47) 번영회장은 "대북전단을 띄우는 날이면 관광객이 아예 오지 않아 매출액이 평소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이 단체가 이쪽에서 대북전단을 날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맛고을번영회는 이날 음식점 인근 도로변에 대북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정부 당국과 경찰은 살포 행사 자체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막을 근거가 약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다만 '주민과의 충돌이 우려되거나 안전에 위협이 될 만한 북한 움직임이 포착될 때는 행사를 막을 수 있다'는 원칙적인 방침을 세운 채 탈북·보수단체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