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당사국 미·중·일·러와 '외교 중요성' 강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일 첫 월례조회에서 "재임기간 대한민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 지도자를 만나겠다"고 말해 발언 배경과 만날 지도자가 누구인지 주목된다.

'잠룡'으로서 큰 꿈을 이루려는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행정도지사'가 아니라 '외교도지사'가 되려는 것이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남 지사는 이날 의정부 북부청사에서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도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면서 "통일을 위해서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외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모두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 당사국이다.

그는 이어 "7월 중순 미국을 방문하는데 투자유치도 할 것이지만 함께 통일을 논의할 미국의 젊은 주지사, 앞으로 대통령 후보가 될 주지사들, 대한민국 정책에 영향을 미칠 지도자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미국 지도자는 지난해 10월 뉴저지주 첫 흑인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코리 부커(45) 전 뉴어크시장을 말한다.

부커 전 시장은 리더십을 발휘해 낡은 도시의 재생사업과 교육개혁에 성공하면서 '민주당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제2의 오바마'라고도 불린다.

남 지사는 오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8박10일간 예정된 미국 투자유치방문 기간에 부커 상원의원을 만나려고 일정을 조율중이다.

남 지사는 또 "경기도에 가장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은 중국이다. 경기도에서 아주 좋은 농수산물을 아침에 생산해 점심에 상해, 광저우 등의 중국 부자들의 식탁에 올리면 경기도에 충분한 농업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며 중국을 특히 강조했다.

남 지사는 월례조회 후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자신과 7∼10년가량 친분을 맺고 있다는 중국 차세대 지도자들을 소개했다.

그는 중국 내 인맥 중에서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를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저우창(周强) 최고인민법원장과 특히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

3명 모두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이다. 특히 '리틀 후진타오'(胡錦濤)로 불리는 후 서기와는 술도 '찐하게' 마실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후 서기는 지난해 12월 중국 최대 마약촌으로 알려진 루펑(陸豊)시의 마약조직을 소탕한 데 이어 매춘산업에 '칼'을 뽑아들면서 차세대 주자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남 지사는 후 서기가 2020년 중국 주석이 될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며 최소한 총리직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한일의원연맹에서 활동해 일본 내 젊은 지도자와도 친분이 있다는 남 지사는 앞으로 러시아 지도자와도 관계 맺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 지사의 외교에 중점을 둔 발언에 대해 도청 안팎에서는 "도지사가 도정보다는 외교활동, 정치활동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냐", "지금은 외치보다는 내치에 집중할 때"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미래의 국익차원에서 필요한 나라와 외교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의원 시절부터 해왔다"면서 "행정과 외교를 분리하는 게 아니라 외국에서 투자유치활동과 외교를 통해 그 나라 지자체와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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