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활약 여부가 본선 성적 결정할 듯

▲ 신태용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포츠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앞두고 주변의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역대 올림픽 대표팀과 비교했을 때 최약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특히, 한국은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터라 그에 대비돼 신태용호는 더욱 초라하게 비춰졌다.

최약체라는 평가는 역대 대표팀과 비교해 스타 선수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선수 '이름값'은 기량이고, 이는 대표팀 전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4년 전과 비교하면 신태용호가 최약체는 맞다"며 "이전 대표팀과 비교해 볼 때 대형 선수, 스타 선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스타 선수의 부재는 대표팀 내에서 주축이 되고, 팀의 기초가 되는 핵심 포지션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23세 이하(U-23) 선수들로 구성되지만, 이전 올림픽호는 A대표팀 못지않은 전력을 갖췄다.

2000년 이후부터만 보더라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이동국·박지성·최태욱·이천수 등이 이름을 올렸고,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에 기여한 이천수와 최태욱을 비롯해 조재진·김동진 등이 주축이 됐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엔트리에는 박주영·이청용·백지훈·기성용 등 당시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특히, 4년 전인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기성용과 구자철에 남태희·김보경·지동원 등 그야말로 '호화군단'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일찌감치 A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올림픽 대표팀의 전력을 배가시켰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2008년부터 A대표팀에 몸을 담았을 정도다.

그에 비하면 신태용호는 권창훈(수원)을 제외하면 대형 선수가 없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이번 대회에서 부각됐지만, 처음부터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A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수 역시 권창훈밖에 없다. 23명의 엔트리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파는 K리그 23세 출전 의무 규정에 따라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데 그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이전 세대에 비해 실력과 이름값이 너무나도 떨어진다는 뜻으로 신태용호는 '골짜기세대'라는 명예롭지 않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스타 선수 부재에 더해 조직력도 약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신태용 감독이 중도 사임한 이광종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뒤늦게 지휘봉을 잡은 탓이다.

이는 2012년의 홍명호와는 크게 대비된다.

홍명호 감독은 U-20 대표팀을 이끌며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는 등 일찌감치 올림픽 재원을 키웠다.

2012년 올림픽 대표팀은 일찌감치 홍명보호에 합류해 집중 조련을 받았고, 그래서 '홍명보 키즈'라는 말이 붙기도 했다.

김대길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4년 전에 홍명보호도 많은 시간을 들여서 조직력을 극대화시켰고, A대표팀에 갈만한 선수도 많았다"며 "그에 비하면 신태용호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최약체로 여겨지는 탓에 리우 올림픽에서의 전망 또한 낙관적이지 않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에 앞서 "홍명보 전 감독이 동메달을 딴 것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수 없다.

메달권은 물론이고, 조별리그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향상된 경기력을 보이는 신태용호가 와일드 카드를 잘 뽑는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대길 위원은 "신태용호는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고 있다"며 "와일드 카드를 잘 활용한다면 4년전의 성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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