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亞 3국 순방서 경제협력 강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시동

▲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며 환송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일간경기=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6∼20일 진행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통해 '유라시아 외교'의 본격적인 전개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미래의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한반도의 평화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외 구상이다.

전임 정부들이 주춧돌을 놓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3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욱 '심화'함으로써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는 디딤돌을 놓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자체 평가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기 위한 다자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간 '한-중앙아 협력포럼 사무국' 설립을 제안해 3개국 정상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 한-우즈베크,13조원 규모 기존·신규 경제협력 틀 마련 =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글로벌 경제부진에도 불구, 8% 이상의 고속성장을 해왔다는 점에서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 국가라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삼회담을 계기로 정부는 기존 경제협력의 원활한 진행을 담보하고, 동시에 잠재력이 높은 유망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액수로는 총 129억 달러 규모다.

양국 대통령은 '수르길 가스전 개발 및 가스화학플랜트건설', '탈리마잔 복합화력발전소건설', '가스액화사업(GTL) 프로젝트' 등 기존에 추진 중인 총 8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또 칸딤 가스전 개발 및 가스처리공장건설(40억 달러)과 태양광 발전소 건설(3억달러), 전자정부 등 신규협력사업(3억달러) 추진을 위해서도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또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물류 교류 확대에도 입장을 같이 했다.

◇ 카자흐, 19조원 전력구매계약 체결 등 3대경협 본격화 = 한-카자흐 정상은 기존에 체결됐던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49억달러)·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건설(50억달러)·잠빌 해상광구 등 3대 경협 프로젝트의 원활한 이행에 합의했다.

특히 한국 삼성물산측이 75% 지분을 보유하는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용량구매계약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됨으로써 총 20년간 19조원 상당의 수익이 확보됐다.

'아리타우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은 텡기즈 유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로부터 폴리에틸렌(PE) 80만톤 생산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박 대통령이 규제개선 및 금융조달에 필요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협조를 요청해 조속한 착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한-카자흐 양국은 텡기즈 유전 확장 프로젝트(35억달러), 쉼켄트 윤활기유 생산설비 건설(9억달러) 등 에너지와 플랜트건설 부문에서도 새로운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협력 분야도 다변화된다.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은 "카자흐스탄 측이 원전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혀 양국이 향후 원전사업에 대한 경제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자흐스탄이 '2020 교통인프라 개발계획'에 따라 1천400㎞ 철도 건설 및 1만6천㎞ 도로를 보수할 방침인 가운데, 박 대통령은 철도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우리기업의 철도 건설 및 도로교통 인프라 참여 확대를 요청했다.

◇ '가스 부국' 투르크와 12조7천억 규모 경제협력틀 구축 = 영세중립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은 확인된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4위로 천연가스전 개발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플랜트수요가 발생하는 중앙아 신흥 경제국가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측은 이달 착공예정인 '키얀리 화학처리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판매권(10년간 70억 달러 상당), '갈키니쉬 가스탈황설비'에서 생산되는 황(5년간 7.5억 달러 상당)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했다.

또 양측은 20억 달러 규모의 '세이디 화학 플랜트' 건설 협력과 30억 달러 규모의 '가스액화 플랜트' 건설 협력 등 신규 대형 플랜트 사업에 합의해 경제협력의 틀을 구축했다.

◇ 북핵 포기 공조도 '소득' =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드레스덴 통일 구상' 등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과거 핵보유국이었지만 이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대신 체제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보장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카자흐스탄은 과거 1천여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핵보유국이었는데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전부 포기한 대신에 대규모 경제지원을 받고 미국,러시아 등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아 크게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며 "카자흐스탄의 전례가 (북한에) 큰 교훈이 된다"고 말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역시 "북한이 카자흐스탄으로부터 핵문제 관련 경험을 이전받고, 핵 문제는 어느 나라든지 어려움을 발생하게 하고 경제성장에 장애를 가지고 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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