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日정부 강력비판…'친일사관' 논란불식 차원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20일 "고노담화에 대해 일본이 무슨 재평가를 한다, 이것은 너무 답답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상당히 중요한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처럼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문 후보자는 이어 "위안부 문제가 뭔가. 온 세계가 다 분노하는 반인륜적 범죄행위조차도 지금 사과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지난번에 사과해놓고도 덮으려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문 후보자가 전날 퇴근길에서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을 든 데 이어 이날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 시도를 강하게 비판한 것은 자신의 과거 교회 및 대학 강연 발언을 둘러싸고 불거진 '식민사관', '친일사관' 논란을 불식시키면서 반드시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자는 일본군 위안부를 보는 시각에 대한 논란이 있는 자신의 과거 칼럼에 대해서도 "제가 주장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너희가 진심으로 사과해라. 사과하면 우린 너무 당당한 국민이다' 그런 것을 썼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일본이 우리나라의 독도 인근 해역에서의 사격 훈련 중단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 영토, 우리 영해에서 훈련을 하는데 그거 갖고 왜 일본 사람들이 시비를 거나"라며 "나 참 그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퇴근길 입장발표는 청문회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였나"라는 질문에 "아니다. 어제도 말했듯 저는 청문회 준비만 열심히 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자료를 읽다 보니 이런 자료가 있는데 이런 대목은 꼭 여러분이나 국민이 오해할 수도 있겠구나, 그걸 내가 좀 풀어줘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전날 입장 발표 후에 질문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여러분 많이 서운했는가"라고 되묻고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서운했겠나. 일방적으로 보도되니까 저도 똑같이 서운했다"며 "여러분이 어제 서운했다면 역지사지로 입장을 바꾸어서 상대방의 입장을 마음으로 다시 새겨서 그렇게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다시 한번 '친정격'인 언론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정치권에도 서운한가"라는 질문에 "서운하지 않다. 언론에 보도된 것이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분들은 그것(언론보도)을 통해서만 저를 알 수 있다"며 "언론에서 '사실'이라는게 전체 맥락으로 보면 딴 의미이다.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고 진실이 뭐냐, 그게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자신이 든 가방을 취재 기자에게 한번 들어보라고 권하면서 "이것이 가득 자료다. 매일 밤 집에 가서 또 읽어야 한다"며 "여러분 저를 정말 이해해달라"고 말한 뒤 집무실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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