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KT 위즈-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1사 1루 때 KT 김상현이 1점 홈런을 치고 김민재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프로야구 막내 구단 케이티 위즈가 역대 신생구단 첫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과 함께 다사다난했던 2015년을 마무리했다.

기존 기록(52승)을 보유한 2013년 NC 다이노스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렀다는 점은 고려해야겠으나 올 시즌 초반의 케이티를 떠올린다면 기적에 가까운 대반전이다.

케이티는 시즌 시작 전부터 야구계의 우려를 샀다.
 
자유계약선수(FA) 3명과 외국인 선수 4명 영입에 케이티가 쓴 돈은 5일 환율 기준으로 총 66억6천120만원.

삼성 라이온즈 안지만이 65억원을 찍었고, 80억원 이상 초대형 FA가 윤석민(KIA)을 포함해 4명 나온 'FA 광풍' 시즌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얕디얕은 선수층을 끌고 야심 차게 1군 무대에 뛰어든 케이티는 개막 11연패라는 참담한 현실에 직면한다.

12경기 만에 감격스런 첫 승을 거뒀으나 연패는 계속됐고, 5월까지 겨우 10승 42패를 기록했다.

"일이 잘 풀렸더라면 '저비용 고효율' 소리를 들었을 것"이라는 케이티 관계자의 항변은 공허했다.

기본적으로 허약한 전력 탓에 내부 경쟁조차 없었다. 특별지명 등으로 케이티에 합류한 주전급 선수들은 예외 없이 선발 자리를 보장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위기감을 느낀 케이티는 4월 20일 LG 트윈스와 1대2, 5월 2일 롯데 자이언츠와 4대5, 6월 21일 NC와 1대2 트레이드를 잇따라 단행한다.

동시에 부진한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내보내고 투수와 타자를 1명씩 데려오기에 이른다.

내부 경쟁 체제 구축과 타선 강화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고, 이는 제대로 통했다.

8월부터의 성적만 따지면 케이티는 23승 1무 27패, 승률 0.460으로 전체 5위에 해당하는 놀라운 순위를 기록했다.

5강에 진출한 SK 와이번스는 물론 LG, KIA 타이거즈, 롯데, 한화 이글스가 케이티 아래로 처졌다.

이미 망쳐버린 시즌 초반 성적 때문에 탈꼴찌는 먼 이야기였지만 희망을 발견하기엔 충분했다.

물론 지금 성적과 실력이 2016년에 그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기존 팀 선수들을 데려와 팀을 꾸리다 보니 신생구단이기는 해도 주전 평균 나이가 30.3세로 생각보다 높은 편이고, 그에 대한 의존도도 타 구단보다 심하다.

올해 쏠쏠하게 활약한 신인급 선수들이 계속 성장 가도를 달린다는 확신 역시 금물이다.

기대할 만한 부분은 1년 전보다 늘어날 그룹의 지원이다.

올해 후반기 반등을 거치면서 그룹의 관심이 늘어났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들의 전언.

케이티가 2년차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했던 제9구단 NC의 전례를 따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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