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한전 몇 개월 다니더니 변했다.”
안 쓰는 전기를 부지런히 뽑고,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가동시켜 놓은 상점들을 보고 격분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나에게 하는 말이다. 시원한 사무실이나 대학교 강의실에 있는 친구들에겐 더운 바람을 내뿜는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나며, 심지어 전력 수급 비상시엔 불도 끄고 일하는 한국전력의 상황이 낯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매년 여름철 전력수급 상황은 전국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대두 되고있다. 한전과 지자체가 나서 기업과 국민들에게 전력 수급 비상에 대한 위기의식과 절전 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민에게 전기 절약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 인 듯하다.

만약 한국전력에서 청년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이 없었다면, 우리나라 전력수급 상황에 대해 관심이 없었을 것이고 나 또한 전기절약에 대해 무관심 했을지 모르는 일이다. 2011년 여름 사상초유의 정전대란 당시에도 대기업의 자율절전 참여율은 30%를 밑도는 등 매우 저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올 여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지 걱정이다. 정부가 전력난 대책으로 신규 도입한 ‘선택형 피크요금제’가 기업들의 저조한 참여 실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일부 대규모 상업 시설에서는 매출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자발적 절전 참여에 미온적이라고 한다.

 한국전력공사에 인턴으로 입사하여 생활해 보니,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의 절전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여름철 실내온도는 26도 이상을 유지하고, 점심시간에 사무실을 나갈 때는 모니터와 사무실 전등을 모두 끄고, 엘리베이터 이용을 자제하는 등 생활 속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전 국민적인 것이 아닌 한국전력공사 직원들만의 관심과 노력으로 끝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혹자는 “한 사람이 절약할 수 있는 전기가 얼마나 될 수 있겠느냐?” 라고 비관적인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전기절약은 전 국민의 참여가 필요한 것이고, 한사람의 절전의식이 모여 우리나라 전 국민의 의식이 된다면 어마어마한 전력이 절약될 수 있는 것이다.

전세계가 브라질 월드컵의 열기로 뜨겁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한민국 경기가 있을 때마다 국민들은 한 마음으로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며 승리를 기원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민들이 전기절약을 위해 한 마음으로 노력하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일까 생각해 본다. 안 쓰는 전기플러그를 뽑는 쉬운 일부터 시작하여 전기 과소비와 낭비를 최소화하며 전기소비를 개인과 기업이 관리한다면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극복은 물론 에너지소비선진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전력 김포지사 청년인턴 최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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