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정상외교 일정 거치며 "긴밀한 전략대화" 합의

한국과 미국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반도 문제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하반기 이어질 정상외교 일정 속에서 서로 긴밀한 전략적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북극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미 외교장관과 회담을 열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한·미 양국이 북한 핵문제와 군사도발, 평화, 통일문제 등을 논의하고 해결해나가는데 있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지렛대' 역할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유도해내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나겠다는 의미여서 추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케리 장관은 윤 장관으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달 3일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과 열병식 참관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참석자들이 설명했다. 

두 장관은 이에 따라 다음 달 2일 한·중 정상회담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월 하순 방미, 박 대통령의 10월 중순 방미, 한·중·일 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정상회담 일정을 통해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에 대해 긴밀한 전략적 대화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두 장관은 이 같은 전략적 대화 결과와 한반도의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10월 16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상차원의 '새로운 공동인식'이 도출할 수 있도록 논의해나가기로 했다.  

두 장관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역내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한·중·일, 한·미·일, 한·미·중 등 다양한 형태의 소(小)다자 협력을 추진하는 문제도 논의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윤 장관은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를 막기 위해 한·미·중 차원의 협의를 강화해나가는 방안을 제시했고 케리 장관은 이를 경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한·미·중 3자 차원의 협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케리 장관은 한국이 최근 북한의 도발과 남북합의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한데 이어 다양한 지역·글로벌 의제 쪽으로 미국과의 협력 폭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을 '최상의 파트너'(superb partner)라고 호칭했다. 

두 장관은 남북합의를 통해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아직 조심스럽게 주시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케리 장관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주도해나가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장관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5자간의 공조를 바탕으로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우리 정부가 제시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의 최근 진전 상황을 설명하고 한·미간 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했다.

두 장관은 한·미 동맹이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꾸준히 진화되고 있는데 만족을 표시하고 9월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보건안보구상 고위급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국제평화유지와 기후변화, 개발협력, 폭력적 극단주의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응하는데 있어 보다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두 장관은 특히 10월 정상회담에서 양국간의 새로운 협력분야를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케리 장관은 이번 북극 외교장관회의에 윤 장관이 비(非)서구 아시아국가의 외교장관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데 대해 "한·미간 글로벌 차원의 공조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높이 평가했다.  

케리 장관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외교장관 10명 가운데 윤 장관과 유일하게 양자 외교회담을 가졌으며 30일 환영 만찬에서 옵서버 자격인 윤 장관을 가장 먼저 호칭하는 등 각별한 친근감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하와이 호놀룰루로 이동해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등 하와이 소재 미군 사령관 대부분과 만찬회동을 갖고 한·미동맹과 안보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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