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에 관용 없다" 다짐에도 '제식구 감싸기' 우려

최근 인천에서 여자중학교 교장과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학교 성범죄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으면서 교육 당국이 뽑아든 특별대책 카드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인천시교육청은 오는 9월 1일부터 학교 성범죄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단을 가동한다고 30일 밝혔다. 
 
특별대책단은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감사·인사·학교안전 등 관련 부서 장학사들로 구성된다. 

특별대책단은 학생·교원 상대 성범죄 신고를 접수해 조사하고 경찰 수사협조, 피해자 보호, 예방교육, 인사 조치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인천교육청은 특히 학교 성범죄를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그동안 교원의 성폭력, 성매매 사실이 적발되면 최소 견책 처분으로도 끝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바로 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다.

성범죄로 수사를 받는 교원은 바로 직위해제해 우선적으로 피해자와 격리한다.

교원 임용 결격 사유도 현재까지는 '미성년자 성범죄나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사람'에 한정됐지만 9월 1일부터는 '성인 상대 포함 성범죄 행위로 파면·해임되거나 형 또는 치료 감호가 확정된 경우'까지로 확대한다. 

인천지역 교원이 성과 관련된 비위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9건이다. 

2013년에는 학생을 성추행한 공립 중학교 교사가 해임됐고 다른 교사를 성희롱한 사립 고등학교 교사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학생을 성희롱한 사립 고교 교사가 견책, 일반인을 성추행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가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 

또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 2명이 각각 해임됐고 일반인을 성추행한 공립 중학교 교사에게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올해 들어서는 공립 초등학교 교사가 일반인과 성매매를 했다가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고 동료 교사를 성추행한 공립 중학교 교사는 해임됐다.

지역사회에서는 교육 당국이 학교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며 칼을 빼 들었지만 제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분'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여학생 이마에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가 시작된 여중 교장의 경우 앞서 지난 6월에 여학생 가슴의 이름표를 고쳐 달아주고 손으로 여학생의 등을 쳐서 브래지어 끈을 건드린 행위가 부적절한 지도방식이라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당시 조사를 벌인 시교육청은 징계 대상이 아니라며 주의 처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특별대책은 학교 성범죄를 반드시 근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면서 "성범죄를 고의적으로 은폐·축소하면 최고 파면까지 징계를 강화하고 성폭력 교원은 교단에서 영구 퇴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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