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에 대한 평가 결과 보고서’에서 ‘등재 권고’로 판정을 내렸다고 문화재청이 지난 4월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15일부터 25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 38회 세계유산위회에서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남한산성은 동아시아에서 도시 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했다는 증거 역할을 하는 군사유산이라는 점과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전술이 결집된 초대형 포곡식 산성이라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체계적인 관리와 양호한 보존상태 또한 호평을 이끌어냈다.

유네스코 등재를 앞둔 남한산성의 현재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6월 7일 남한산성을 찾았다. 남한산성은 사적 제57호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준공한 사적 제480호 남한산성행궁과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호인 수어장대는 그 중에서도 특히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 남한산성의 문화 유산 - 왕의 임시 거처 행궁

남한산성행궁은 전쟁이나 내란 등 유사시에 궁궐을 대신할 피난처로 조선 인조 때 건립됐다. 

실제로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 인조가 머물며 47일간 항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한산성 행궁의 내부 공간에는 고종 초기 시대의 물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 물품들은 모두 철저한 고증을 거쳐 엄격히 선정된 것이라고 하니 세세하게 살펴보는 것도 유익하다.한남루는 남한산성행궁의 정문이다. 

뜻은 ‘한강 남쪽 제일의 누각’이다. 한남루의 정면과 후면기둥에는 주련(기둥마다 시구를 연결하여 걸었다는 뜻. 좋은 글귀나 남에게 자랑할 내용을 붓글씨로 써서 붙이거나 그 내용을 얇은 판자에 새겨 거는 것)이 걸려있다. 

이러한 주련은 외행전 마루의 앞기둥에도 걸려 있다. 주련의 해설을 읽으며 행궁을 구경하는 것도 의미 있다.

▶ 남한산성의 문화유산 - 화려하고 웅장한 수어장대

수어장대는 장수가 지휘와 관측을 하는 곳으로 조선 인조 2년(1624년)에 남한산성 축성과 함께 축조됐다. 동·서·남·북의 4장대가 함께 지어졌는데 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장대이다. 

남한산성에서 가장 높은 일장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성 내부와 인근의 양주·양평·용인·고양·서울·인천까지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원래는 1층이었으나 1751년 영조의 명령에 의해 유수 이기진이 2층으로 재건했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남한산성은 세계유산 등재를 일주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의 명소로 발돋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산성 내 노점행위를 금한다는 현수막 아래에서는 버젓이 막걸리를 파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낡고 한국어로만 되어있는 표지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보수공사 중인 곳이 많아 ‘진짜 남한산성’을 보고 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곧 세계유산 등재가 이루어져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면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남한산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에 대비하여 경기도에서는 2014년 2월 ‘남한산성 종합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등재 이후 5개년의 단계적 목표를 설정했다.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체계적인 보존관리계획 수립, 방문객 관리시스템 구축 등이 있다. 

더불어 현재 경기도에 있는 수원화성, 조선 왕릉과 남한산성을 하나의 문화벨트로 만들어 경기도를 세계적인 역사문화유적으로 개발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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